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학교복합시설은 2022년 216곳에서 2023년 255곳, 올해 6월 기준 303곳으로 늘어났다. 연내 336곳으로 확대하는 게 교육부 목표다. 학교복합시설은 수영장, 체육관 등 체육·문화 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학교 내 관련 시설을 지역 주민과 학생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시설이다.주민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학교는 주거지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강습료도 민간 시설보다 10~30% 저렴하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생존수영 등 기존 교육 정책과의 연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학교 현장의 반응은 정부 및 주민들과 사뭇 다르다. 시설 운영 장소가 학교라는 이유로 각종 운영상 문제와 민원이 학교에 집중되면서 행정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성내동 서울성일초 사례는 이 같은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1년 이 학교의 체육시설을 운영하던 민간 업체 대표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이용자에게 별다른 안내 없이 시설을 폐쇄한 뒤 잠적했다. 이후 시설 운영은 1년 이상 중단됐고 이에 따른 모든 민원 대응은 학교장이 떠맡아야 했다.
시설 유지비도 학교 현장에는 큰 부담이다. 시설을 신축할 때는 사업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후 리모델링, 설비 교체 등 큰 비용이 발생할 때에는 학교가 자체 적립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교장은 “학교복합시설을 운영하면 외부 방문자가 많아져 학교 시설 전반의 노후화 속도가 빨라진다”며 “장기적으로 학교의 재정 부담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인식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이르면 이달 학교복합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학교복합시설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교육감이 학교복합시설 운영을 지원하는 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반기 외부인 출입·통제와 관련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현장에선 이 법안이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마포구의 한 학교장은 “애초에 부실 업체를 걸러내거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등 운영의 안정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결국 학교복합시설의 취지를 살리려면 단순 비용 지원을 넘어 입찰제도·안전관리·책임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 재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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