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1분기 AI 서버용 MLCC 시장 점유율은 약 40%로, 45% 안팎인 무라타를 바짝 쫓았다. 이는 ‘1강 4중’으로 요약되는 전체 MLCC 시장 구도와는 다른 양상이다. 글로벌 MLCC 시장은 40% 이상을 점유한 1위 무라타 밑에 삼성전기, TDK, 야게오, 다이요유덴 등 4개 사가 시장의 10~20%씩을 나눠 갖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전자부품에 공급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부터 냉장고 등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삼성전기가 이 중 AI 서버에 주목한 건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 시장인 데다 MLCC 사용량도 많아서다.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지난해 1429억달러(약 196조원)에서 2030년 8378억달러(약 115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AI 서버에 들어가는 MLCC는 2만5000여 개로, 일반 서버(2000여 개)보다 12배 이상 많다.
삼성전기는 일찌감치 AI 서버가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거래를 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AI 서버용 MLCC 시장의 70%를 무라타가 확보했지만, 지금은 삼성전기와 무라타 양강 체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AI 서버와 함께 장 사장이 꼽은 또 다른 MLCC 분야 성장 동력은 자율주행 시장이다. 일반 정보기술(IT) 기기보다 비싼 고전압 MLCC가 들어가는 데다 탑재량도 많아서다.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고전압 MLCC 시장은 2024년 40억달러에서 2029년 110억달러로 연평균 약 22%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미래 성장 사업인 전장 및 AI·서버 제품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기 매출에서 서버와 자동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6%에서 내년 35%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덕분에 미국의 ‘관세 폭탄’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뒷걸음질 치는 다른 IT 부품업체와 달리 삼성전기는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삼성전기 올해 영업이익이 8703억원(증권사 전망치 평균)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2022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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