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1회 ‘기후테크 × AI 융합 기술 포럼’이 열린다. 이번 포럼은 기후테크AI융합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KERIC), 이쓰리임파워가 공동 주관하며, (사)지속가능과학회와 아시아 벤처 필란트로피 네트워크(AVPN) 한국대표부가 후원한다. 이번 행사는 AI 기술을 중심으로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실증하고, 정책과 산업, 시민이 함께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국제환경산업기술 및 그린에너지 전시회 ‘ENVEX 2025’와도 연계돼 전시장 관람과 함께 공공기관 법정교육시간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기조연설과 기술 발표, 예술 콘텐츠 발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예정된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종현 기후테크AI융합진흥원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이번 포럼의 취지와 배경을 말씀해주세요.
A. 지금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닙니다. 생태계는 물론이고 산업 구조와 사회 시스템 전반을 근본부터 재편해야 할 정도로 깊고 복합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대응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번 포럼은 바로 그 전환점에서 출발했습니다. 단순한 기술 발표나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AI를 중심에 둔 기후 대응 기술과 정책, 시민 참여를 아우르는 구조를 함께 구상하고 설계하는 자리입니다. 기후위기라는 인류 공동의 과제에 대해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가는 실행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기술과 제도, 산업과 시민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공공이 문제를 제기하고, 민간이 기술을 개발하며, 시민이 이를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연결된 구조가 필요합니다. 특히 AI는 단순한 분석 도구를 넘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예측 시스템, 공공 참여 플랫폼까지 연결해주는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포럼은 그러한 구조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다양한 주체들이 어떻게 함께 움직일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서 시작하는 논의가, 앞으로 지속가능한 기후 생태계를 위한 실질적인 발걸음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나요?
A. 이번 포럼은 ‘생물다양성 보전’, ‘재생에너지 운영 최적화’, ‘산불 예측 및 대응’, ‘시민참여형 탄소 감축 플랫폼’, ‘기후테크 투자 동향’ 등 기후 대응의 핵심 이슈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발표는 실증 기반 사례에 집중하고 있으며, 실제 산업 현장과 정책 연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된 내용들입니다.
우선, 이준원 아티랩 대표는 AI를 활용한 식물 종 다양성 변이 관측 기술을 소개하며, 생태계의 미세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분석할 수 있는 자연 모니터링 시스템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어 박혜인 식스티헤르츠 매니저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관리에 AI를 접목한 사례를 발표하며, 설비 효율 향상과 예측 유지보수 체계 구축에 대해 설명할 예정입니다.
김영훈 메이사 부대표는 위성과 드론 데이터를 융합해 산불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기술을 공유하며, 특히 고위험 산업 현장에서의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조명합니다. 시민 참여 기반 기술도 다뤄집니다. 심재성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본부장은 시민 행동 데이터를 활용한 기후행동기회소득 앱을 소개하며, 지역 단위 탄소 감축 실적과의 연계 방안을 시연합니다.
기술과 금융의 접점을 조망하는 발표도 마련돼 있습니다. 박용진 키스자산평가 ESG본부장은 실리콘밸리의 기후테크 투자 흐름과 AI·ESG 융합 전략 사례를 분석하며, 투자와 기술 간 연결 구조를 설명합니다. 이후 이재성 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 회장은 포럼의 마지막 발표자로 나서, AI 기반 기후기술이 어떻게 정책과 제도 설계로 연계될 수 있는지, 산학연관의 실행 기반 구축 전략과 함께 종합적으로 정리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기조연설은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대학 학장(지속가능과학회 공동 회장)이 맡아, AI 기술의 윤리성과 기후위기 시대의 책임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전할 계획입니다.
Q. 기술 외에 문화적 요소도 포함돼 있다고 들었습니다.
A. 그렇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기술과 제도만큼 중요한 것은 공감과 참여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럼에서는 예술을 통해 시민과 감정적으로 소통하고, 실천을 유도하는 콘텐츠도 함께 선보입니다.
뮤직비디오 ‘뜨거워져요’가 최초로 공개됩니다. 이 작품은 기후·환경 예술 실천 캠페인(CEAM, Climate Environmental Art Movement)의 출발점으로, 예술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감성적 공감과 시민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뜨거워져요’는 단순한 음악 콘텐츠가 아니라, 기후 변화의 현실을 예술 언어로 해석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지구가 인류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이미지, 그리고 상승하는 지구 평균 온도를 표현한 모션그래픽 등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영상의 핵심 메시지인 “함께, 지구를 위해”는 단지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감당해야 할 미래에 대한 ‘몽석’과 같은 책임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 캠페인은 단독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1호 사회적기업인 마노스예술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법무법인 디엘지(DLG), 그리고 세계 최대 환경단체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한국위원회가 함께 공동 기획 및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슈퍼바이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예술을 매개로 한 시민 참여형 기후 행동 플랫폼으로 확장될 예정입니다. 유튜브와 SNS 해시태그 캠페인(#WeForEarth #EarthSong #CEAM)을 통해 누구나 영상에 공감하고 행동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접근은 기후테크라는 기술 기반의 구조에 감성적 기반을 부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Q. 민간 기술, 공공 정책, 시민 참여의 연결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A. 네, 매우 현실적인 지적입니다. 기후위기 대응이 단순히 과학 기술의 발전이나 정부 정책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포럼을 단순한 ‘기술 발표회’가 아니라, 연결 구조를 상상하고 설계하는 자리로 기획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이 문제를 제안하고, 민간이 기술을 개발하며, 시민이 이를 직접 사용하는 구조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구조는 단순한 이론적 구상이 아니라, 실제 정책 설계, 기술 개발, 시민 일상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방식으로 구현돼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편적 방식이 아닌 현대 사회에 걸맞은 종합적 대응 모델이어야 합니다. 기술만으로는 해답이 될 수 없고, 시민의 감각만으로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정책 설계자, 산업 주체, 연구자, 시민 사회가 함께 모여 논의하고 조율하는 ‘현대형 기후 생태계 조정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구조가 마치 산업의 초기에 금속과 같은 기반 산업이 사회의 물리적 토대를 만들었듯이, 지금의 디지털 기반 기후 대응 구조에도 ‘몽석’과 같은 기초 토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단한 금속처럼 현실을 지지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사회적 몽(夢)을 품고 확장해 나가는 상상력이 결합되어야만 비로소 지속가능한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포럼은 그러한 현대적 종합 생태계 모델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첫 실천 무대입니다. 기술은 혼자 설 수 없고, 정책은 단독으로 지속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이 세 요소가 서로에게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연결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지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어떤 논의와 실천이 이어지길 기대하시나요?
A. 오늘 발표되는 기술과 사례들은 실험실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이미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고, 앞으로 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이 자리가 단지 정보를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협력과 공동 실증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후테크AI융합진흥원은 앞으로도 산학연관이 함께 협력하는 기후기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이며,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참자가들에게 ‘몽석’처럼 단단한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포럼은 단순한 지식 교류의 자리를 넘어, 우리가 함께 마주한 기후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공동의 질문과 응답의 공간입니다. 기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제도만으로는 오래 가지 못하며, 공감 없는 실천은 지속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는 각자의 역할을 가진 여러 주체들이 서로의 관점을 공유하고,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아주 의미 있는 시작점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지혜와 경험, 현장의 인사이트와 질문은 이 포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우리가 함께 고민하는 기후 대응 생태계를 실제로 작동 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오늘의 논의가 단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다시 제도와 정책, 기술과 시민참여로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지금 함께 모은 이 생각과 의지는, 마치 땅을 고르고 기반을 다지는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위에 언젠가 더 넓고 튼튼한 구조를 세우게 될 것입니다.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며, 오늘 우리의 결정이 바로 내일의 조건을 만듭니다. 이 자리를 통해 더 많은 연대와 실천,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후 생태계로의 전환이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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