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는 12일 ‘지방소멸방지, 대선으로’라는 문구를 넣은 포스터를 공개했다. 기존 소주 회사 포스터에 등장하는 유명 연예인을 빼는 대신 소주병을 넣어 지방 소멸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단순한 광고를 넘어 수도권 일극화와 지방 소멸이라는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다.
대선주조가 지방 소멸이라는 문제를 다룬 데는 대형 주류사의 지역 공략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소매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양사의 소주 점유율은 이미 독과점을 넘어 80%에 육박한다. 주류업계에서는 식당·주점 등 도매 시장까지 포함할 경우 수도권 대기업의 점유율은 9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지역 소주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 대선주조가 부산에서 30~40%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한라산(제주) △무학 좋은데이(창원·경남) △보해양조(전남) △금복주(대구·경북) △선양(대전·충남) 등 각 지역을 대표하며 오랜 시간 함께해온 향토 소주 기업들은 안방을 대기업에 내주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앞세운 전국구 소주 브랜드의 공세 속에서 지역 소주 업체들은 마케팅 및 영업 활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2024년 기준 수도권 대기업의 연간 광고선전비(하이트진로 1840억원, 롯데칠성음료 1265억원)는 지역 소주 제조사의 연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다. 주정 가격, 병·뚜껑 등 부자재 비용, 물류비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제품 출고가 인상엔 한계가 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면서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대형 주류기업의 독과점 방지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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