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업계가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별여행(FIT) 트렌드 확산으로 기존 저가 패키지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여행객은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프리미엄 특화 브랜드 출시에 이어 라인업 확장으로 대응에 나섰다. 송출객 감소에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여행사 패키지 시장이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앞다퉈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였다. 노팁, 노옵션, 노쇼핑 등 기존 패키지 상품의 단점으로 꼽히는 요소를 제외하고, 항공사 비즈니스석 이용과 4~5성급 호텔 숙박 등을 기본으로 한다. 최근에는 세대별, 개인 취향에 맞춘 특화 상품을 선보이며 패키지 선호도가 낮은 2030세대의 유입도 이끌어내고 있다.
업계가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에 나선 핵심 이유는 수익성 개선이다. 프리미엄 패키지는 객단가와 마진율이 높아 매출 확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또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율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이 의외로 구매율이 높게 나타난다"며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불편한 요소를 제외한 완벽한 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이 찾아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개별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부담감도 프리미엄 상품 강화에 나선 배경이다. 패키지 상품 대신 항공사, 숙소 등을 직접 예약하면서 여행사를 찾는 여행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주로 일본과 동남아 등 비행시간이 비교적 짧은 단거리 지역이 대상이다. 불필요한 일정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짧은 여행에서 더욱 중요한 장소와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행 정보가 풍부해지면서 여행사 도움 없이도 충분히 여행이 가능하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출국자 수는 늘었는데 주요 여행사 송출객은 줄어들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내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동기(953만5921명)대비 4.3% 늘어난 994만6098명이다. 월별 기준으로 보면 단 한 번도 출국자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하지 않았다. 국내 주요 여행사의 패키지 송출객 수는 전분기 대비 적게는 4% 많게는 30%대 감소했다..
해외여행 형태에서도 패키지여행 상품을 찾는 수요가 줄어들었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단체 패키지 방식으로 해외에 다녀왔다는 응답은 28%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35.8%) 7.8%포인트 줄었다. 반면 개별 여행(FIT)은 66.2%로 2019년 동월(57.9%) 대비 8.3%포인트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개별여행은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패키지를 선호하지 않는 셈이다. 다만 프리미엄 패키지는 기존 중장년층에서 MZ세대까지 다양한 세대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여행업계는 기존 일반 패키지 상품 경쟁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모객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에 젊은 층 유입이 늘어난 만큼 이들이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만 할 수 있다는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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