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값 상승세가 다소 잦아든 사이 은 가격이 급등하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 재정악화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자 은에도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분위기다. 은 통장(실버뱅킹)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여러 관련 상품으로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점치면서도 경기 변동에 따른 하락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투자에 붙는 세금과 수수료 등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값이 먼저 크게 뛰었다보니 비교적 덜 올랐던 은이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 12일 기준 금은 교환비율(선물가격 기준)은 93.7배로 1년 전(79.6배)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 지표는 금 1온스를 사기 위해 얼마나 은이 필요한지를 나타낸다.
거듭 뛰는 가격에 국내에서도 은 투자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의 실버뱅킹 잔액은 지난 12일 627억원으로 지난해 말(445억원)보다 40.8% 불어났다. 계좌 수(1만8580개)도 같은 기간 1704개 늘었다. 신한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실버뱅킹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증권사 계좌로 투자하는 상품들의 수익률도 뛰고 있다. ‘KODEX 은 선물(H) ETF’는 올해 19.0%(13일 기준) 상승했다.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H) 상장지수증권(ETN)’도 이 기간 36.7% 올랐다.
다만 산업재 성격을 겸비했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지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추세라면 하반기에는 은값이 4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은은 금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대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큰 낙폭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에 붙는 각종 비용도 고려할 점으로 꼽힌다. 은화나 실버바를 직접 사면 곧바로 부가가치세 10%를 내야 한다.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지만 거래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가격이 최소 15% 이상 올라야 수익이 난다. 실버뱅킹과 ETF를 통한 투자는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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