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종목에 따라서도 치료법은 달라진다. 아이스하키처럼 선수끼리 몸을 많이 부딪쳐야 하는 스포츠라면 일반적인 환자보다 더 단단하게 관절을 잡아주는 방식으로 수술 강도를 높인다. 배드민턴이나 농구처럼 근육 유연성이 중요한 스포츠 선수는 관절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강도를 낮추기도 한다. 이런 치료법은 운동선수 외에 일반 환자에게도 적용된다. 직업 환경상 무거운 것을 많이 들어야 하거나 활동력이 좋아야 한다면 그에 맞춰 치료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다. 그는 “집을 지을 때 기초 설계를 한 뒤 차례로 공사를 하고 인테리어를 하는 것처럼 수술 전후 운동, 재활 등을 설계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환자와 최대한 많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환자의 자가 혈장을 이용한 치료법, 세포를 활용한 재생 치료법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환자에 맞춰 운동 치료를 표준화하는 것도 그의 관심사 중 하나다. 그는 “2010년께부터 스포츠의학센터를 운영하면서 특정한 운동이 어떤 힘줄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다”고 했다.최근엔 근육 운동을 과도하게 많이 하다가 어깨가 망가져 병원을 찾는 20, 30대 남성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는 “다른 병원에선 수술을 권유한 환자인데 근육 구조를 분석한 뒤 특정 근육을 줄이는 운동 처방으로 수술 없이 치료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근육을 재배치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런 복합적인 치료법을 배우기 위해 그를 찾은 해외 각국 의사가 100명이 넘는다.
유소년 야구 선수들의 어깨 부상을 막기 위한 정책 변화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야구선수 중엔 고교 때 너무 무리하게 공을 던져 큰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유소년 야구선수에겐 투구 수를 제한하거나 커브와 같은 구종을 던지지 못하게 하는 등의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깨를 다치기 전에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회전근 병변은 어깨 관절을 움직일 때 쓰는 힘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석회성 건염은 힘줄 조직에 칼슘이 쌓이는 등 석회화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손상된 힘줄에 산소가 부족하거나 힘줄이 반복적으로 눌리면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갑자기 극심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증상이나 진행 정도에 맞춰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오십견과 같은 어깨 질환 초기엔 밤 시간 어깨 통증 탓에 잠을 자기 힘들 뿐더러 어깨가 굳는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이를 계속 방치하면 통증은 줄지만 어깨가 더 굳을 수 있다. 움직임의 범위가 좁아지는 것이다. 이후 잠깐 굳은 어깨가 풀어진 것처럼 증상이 다소 호전되기도 한다. 정 교수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세 달 어깨를 과하게 쓰지 않았는데도 통증과 증상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원인에 맞춰 전문적인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어깨를 다친 환자를 위해 그가 권장하는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은 금연이다. 그는 “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고 30~40분 정도 컴퓨터 등을 사용했다면 어깨를 펴고 스트레칭하는 게 좋다”며 “가장 기초적인 어깨 질환 예방법은 담배를 끊는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정웅교 교수 약력
▷1996년 고려대 의대 졸업
▷2011년~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2017년 대한견주관절학회 최우수 연제상
▷2019년 고려대의료원 호의교육상 수상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