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하수관 공사 작업 현장(사진)에서 근로자 두 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강남소방서는 오후 1시2분께 “남성 두 명이 흙더미에 매몰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토사에 파묻혀 있던 작업자 2명을 모두 구조했다. 먼저 구조된 50대 남성은 발목에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60대 남성은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이날 사고는 은마아파트 7동과 8동 사이 어린이놀이터 옆 주차장과 보행로 일대에서 벌어졌다. 노후해 막힌 오수 배관을 교체하기 위해 깊이 약 1m의 구덩이를 파고 공사를 이어가던 중 파놓은 토사에 근로자가 매몰되면서 발생했다. 공사장 주변에 ‘흙막이 가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채 작업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수관 공사 특성상 토사가 젖어 있어 매몰 시 하중으로 인한 압박이 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흙막이 가시설이란 지하 굴착 공사를 할 때 주변 지반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임시 구조물이다.
강남구 치수과 관계자는 “통상 굴착 작업 중에는 토사가 함몰되지 않게끔 현장 주변을 넓게 파고 가시설을 설치하는데, 이번 공사는 육안상 가시설 없이 좁고 깊게 굴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구청 측은 해당 공사는 단지 내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관리 감독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별도의 구청 인허가가 필요한 공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주민 50대 김모씨는 “주민 카톡방에서 사고 소식을 확인하고 나왔다”며 “평소 지나던 보행로인데 인명 사고가 나 크게 놀랐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차량 9대와 인력 35명을 투입해 오후 1시40분께 인명 구조 작업을 마쳤다. 서울 수서경찰서와 고용노동부는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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