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환경을 구축하고, 기업은 부를 만든는 곳입니다."
쉬원광 중국 공산당 저장성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저장성 상무부성장은 저장성을 이같은 설명으로 표현했다.
중국 동남 연해에 위치하고 있는 저장성은 중국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지역이 됐다. 올 들어 가성비 모델로 전 세계를 뒤흔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에 위치해있을 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업체 유니트리, 온라인 게임 '검은 신화:오공' 개발 업체인 게임사이언스 등도 모두 저장성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다. 알리바바와 지리그룹 등도 모두 저장성에서 탄생했다.
미국 등과 기술 패권 경쟁이 과거 반도체, 드론 등에서 AI나 로봇 등 신흥 첨단기술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저장성에 대한 관심도 확연히 높아졌다.

쉬 부성장은 최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서호에 있는 왕후호텔에서 내외신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저장성의 경쟁력과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항저우를 비롯한 저장성은 이제 지역 전체가 창업과 혁신의 고유명사가 됐다"며 "과학기술 혁신, 모델, 혁신, 제도 혁신의 세 가지 혁신이 저장성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도시 주민과 농촌 주민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각각 7만8251위안과 4만2786위안으로 각각 24년 연속, 40년 연속 전국 성 중 1위를 차지했다. 도시와 농촌 간 소득 배율은 1.83으로, 중국에서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가 가장 작은 성 중 하나다.
지난해 저장성의 신흥산업 부가가치는 8013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인공지능(11.6%), 서비스 로봇(93.8%) 분야에서 성장세를 두드러졌다.
그는 "최근에는 규제 효율성을 높여 산업의 발전 가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무엇보다 민간 기업들이 사업을 더 편리하게 하는 것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장성의 경쟁력은 역설적이게도 자원과 국가 주도 투자 프로젝트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데서 키워졌다"며 "혁신의 길을 걷지 않으면 지역 발전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혁신 DNA를 자극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아울러 쉬 부성장은 "AI나 로봇이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의 중요한 추진 동력이라는 점을 일찌감치 깨닫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며 "실패를 관용적으로 대하고, 혁신을 장려하는 창업 토양을 갖추는 데 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저장성은 AI 분야 매출 1조위안 이상 달성을 목표로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기업을 다수 육성해 저장성의 관련 산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청사진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7년까지 매출 1000억위안 규모 기업 3곳, 100억위안 규모 기업 30곳 등 AI 선도 기업들을 키워낼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장춘화 저장성 발전개혁위원회 책임자 역시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저장성의 투명하고 기업 우호적인 환경은 인재들이 선호하는 환경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경제 중심지가 되기엔 열악한 태생적인 조건이 민간 기업들의 발전을 장려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의 경우 빅테크 업체가 인재와 자원을 독점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여기에 높은 수준의 생활비로 성장할 기회가 부족한 신생 스타트업의 젊은 인재들이 항저우 지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항저우=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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