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기 화성시 넥스틴 본사에서 만난 박태훈 대표는 “우리의 성장 전략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KLA와 이스라엘 네게브텍 등 글로벌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를 거친 박 대표는 2010년 넥스틴을 창업해 국내에선 불모지와 같던 반도체 검사 장비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설립 15년 만에 넥스틴은 검사 기술의 핵심 축인 암조명 검사장비(다크필드)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 기업인 KLA의 대항마로 자리 잡았다.

박 대표는 고성장의 배경으로 ‘경계 없는 혁신’을 꼽았다. 넥스틴은 2015년 반도체 웨이퍼의 초미세 패턴 결함을 찾아내는 검사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빛 윤곽이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산란광을 이용해 이미지를 비교하는 다크필드 시장을 공략했다.
지구 바깥에서 고해상도 이미지 사진을 찍고, 비교하는 첩보위성 기술과 비슷한 것으로 종전까지 KLA와 일본 히타치가 장악한 분야다. 다크필드 검사 장비 시장 규모는 연간 14억달러 수준으로 전체 반도체 전공정의 광학 장비 시장(50억달러)의 28%를 차지한다.
넥스틴은 설립 초기부터 이스라엘에 연구소를 세워 다크필드 기술을 확보했다. 이미지를 비교하는 데 필요한 웨이퍼 견본의 이미지를 확보할 목적으로 독일 비영리 연구기관 프라운호퍼연구소와도 손을 잡았다. 이렇게 2014년 개발한 제품이 넥스틴 성장의 일등 공신인 웨이퍼 패턴 결함 검사장비 ‘이지스’다.
박 대표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조차도 이 분야에서 KLA와의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철수했을 정도로 반도체 장비 분야는 따라잡지 못하면 그냥 죽는 시장”이라며 “연구개발(R&D)뿐 아니라 스타트업과의 협업, 인수, 투자까지 혁신을 위한 것에 모든 경계가 없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 전략은 다변화다. 넥스틴은 고대역폭메모리(HBM)용 매크로 검사 장비 ‘크로키’, 3차원(3D) 낸드 플래시 공정 검사 장비 ‘아이리스’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22년 극자외선(EUV) 공정 내 정전기 제거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자이시스를 인수해 ‘레스큐(ResQ)’ 장비를 개발했다. 엑스레이를 활용한 미국 반도체 검사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다변화와 성장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며 “반도체 시장 변화를 집중 공략해 2030년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12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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