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권은 좌클릭, 진보 정권은 우클릭해야 성공합니다.”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지지층을 설득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만큼 개혁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에서다. 이재명 정부 지지층 가운데 핵심 축은 직장 근로자와 노동조합이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우클릭은 노동개혁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독일은 당시 ‘유럽의 병자’로 불렸다. 10% 안팎의 실업률에 시달리면서 400만 명에 이르는 실업자가 넘쳐났다. 국내총생산(GDP)은 제자리였는데도 재정적자 비율이 상승해 국제신인도 역시 추락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 출신인 슈뢰더는 ‘좌파 속 우파’를 자처했다. 노동계의 저항을 무릅쓰고 실업 보조금 수령 요건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화하는 등 시장 친화적 개혁을 단행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5년 슈뢰더는 지방선거에 패배해 끝내 실각한다. 노동개혁에 거부감을 지닌 지지층이 외면한 탓이었다. 정치인이기도 한 그가 사익보다 국가 미래를 우선시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후임 총리에 오른 보수 계열의 기독민주당 소속 앙겔라 메르켈이 독일 경제 부활의 성과를 거두며 16년간 장기 집권할 수 있었던 토대가 하르츠 개혁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메르켈 총리 집권 이후 독일은 1인당 GDP가 영국·캐나다·일본·프랑스의 두 배 속도로 증가하고, 실업률은 2021년 3.6%까지 떨어졌다.
노동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경직된 노동계가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 경제를 살리려는 정부 조치를 무력화할 수 있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핀란드 법인세율은 전년 대비 약 18% 하락하고 고용은 0.4%가량 줄었다. 반면 2018년 미국에선 법인세율이 약 40% 감소함에 따라 고용이 1.6% 정도 늘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까. 이는 노조의 협상력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파이터치연구원의 분석이다. 노조 목소리가 클수록 법인세를 인하해도 기업의 투자나 고용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노조원 임금과 성과급 인상 등에 투입돼 경제 활력의 주체인 기업의 성장 동력이 반감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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