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매달 여는 ‘부산미래경제포럼’이 지난 13일 100회를 맞았다. 지산학 중심의 혁신 생태계 조성, 물류·금융·창업 비즈니스 허브 도시 구축 등이 포럼에 초청된 연사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면서 지역 경제정책 설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액센츄어, IBM, 삼성전자를 거쳐 구글코리아 상무를 지낸 AI 전문가인 조 대표는 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언바운드랩을 이끌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미국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부산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바다를 활용한 열 관리, 원전의 안정적 공급망, 해상 케이블 스테이션, 수요처(제조업) 등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환경 면에서 부산도 강점을 지녔다”며 “K-LLM(한국형 대규모언어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것보다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AI 기반의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강연자가 부산시와 긴밀한 접점을 만들며 시정의 조력자로 나서고 있다. 99회 강연자인 최정윤 셰프는 지난 3월 부산시 미식 관광 분야 정책고문으로 위촉돼 부산의 국제 미식 행사 유치 등 지역 미식 관광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98회 강연자 조남준 난양공대 교수는 한국해양대의 글로컬 대학 1차 공모 선정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 교수는 한국해양대와 공동 연구 및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글로컬 대학 사업계획 수립에 자문을 제공했다.
이외에 나건 홍익대 교수는 부산시 총괄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최근 개방한 영화의전당 실내 정원 ‘비프 포레스터’ 조성 프로젝트에 핵심 자문을 담당했다. 이성호 디스트릭트 코리아 대표는 아르떼뮤지엄 부산 투자 이후 부산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한 미디어아트 전시 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32회 강연자인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장은 지난해 11월 ‘골목길 경제학’ 강의를 하고 부산형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일자리는 없고 전력만 낭비한다’는 오해를 샀던 데이터센터 정책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중요한 강의였다”며 “AI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부산 특성에 맞는 실용적인 AI 정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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