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한·일 양국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리셉션’에 보낸 영상 축사를 통해 “지난 60년간 한·일 양국은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발전을 함께 이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위해 출국해 이번 리셉션에 참석하지 않고 영상 메시지로 대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통화에서 새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씀드렸다”며 “곧 있을 G7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앞으로 총리님과 신뢰와 우정을 쌓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리셉션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그간의 성과와 발전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에서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이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대선 국면에서 이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밝힌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과거사·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사회·문화·경제 영역은 전향적·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양국의 과거사·영토 문제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李 "한·일 관계 새로운 이정표"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양국의 협력 현황을 전하며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조약과 부속 협정을 체결하며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며 “1965년 20억달러였던 양국 교역 규모는 2024년 7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1만 명 수준이던 인적 교류는 12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했다. 이어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양국 국민을 하나로 이었고 문화 교류도 매우 깊어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외교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양국의 협력 관계가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의 최측근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총리 보좌관은 이날 “일본과 한국이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응해야 할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오늘날의 엄중한 국제 환경에 비춰 양국이 긴밀히 의사소통하고 협력의 폭을 넓혀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양국 외교부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주최한 리셉션 행사는 한국에서 먼저 열렸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오는 19일에는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일본 도쿄에서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을 열 예정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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