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17일 16:4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감사위원회는 단순 감사 기구가 아닌 기업 지배구조의 중심축이 될 겁니다.”
김민규 삼정KPMG 감사위원회 지원센터(ACI) 리더(부대표)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을 비롯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와 ESG 공시 의무화 추진 등 제도 변화들이 감사위원회의 실질적 역할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명확히 하고, 일반 주주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부대표는 “과거에는 지배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일반 주주의 이익까지 고려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감사위원회는 소액주주를 위한 정당한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를 감시하고, 그 과정을 명확히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공인회계사로 외부감사 업무를 다년간 수행했으며 삼정KPMG 내 감사위원회 전문 지원 조직인 ACI도 총괄하고 있다. 2015년 설립돼 올해 10주년을 맞은 ACI는 신임 감사위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AAP, Advanced Auditor Program) 운영, 활동 가이드 핸드북 발간, ESG·AI 등 감사위원회가 알아두어야 할 주요 트랜드 등을 다루는 ACI 세미나 등으로 감사위원회의 전문성 강화를 지원해왔다. 그는 “10년 사이 감사위원회에 대한 인식과 전문성이 크게 향상된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감사위원회의 감시 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가 강화되면서 이들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상장사와 대형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외부감사인에게 제출하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보고서에 ‘자금 부정 통제 활동’ 관련 항목을 추가하도록 했고, 한국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감사위원회를 보조할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와 경영진 참석 없이 진행한 외부 감사인과의 소통 내역을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는 각 부서와 임원의 책임을 명확히 시각화한 ‘책임분담 구조도(책무구조도)’도 순차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김 부대표는 “외부감사는 사후적 점검에 그치지만, 감사위원회는 연중 경영진 의사결정을 들여다보는 유일한 사전 견제장치”라며 “감사위원회 기능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흐름은 자본시장 선진화의 필수 경로이자 기업 밸류업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감사위원회의 영역은 회계와 재무를 넘어 ESG와 AI 등 신기술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가 예정되면서 감사위원회는 ESG 리스크가 재무제표에 적절히 반영됐는지를 점검하고, 외부 검증기관 선정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AI 알고리즘의 법적 적합성,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보안 등 기술 리스크도 감사위원회의 주요 감시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대형 보안 사고를 계기로 이사회 차원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김 부대표는 “미국 SEC 등 해외에서는 사이버보안을 감사위원회가 감독해야 할 핵심 영역으로 보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위원회는 이제 단순한 감사기구를 넘어, 주주 권익과 회계 투명성을 지키는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 축”이라며 “그 중요성과 역할이 효율적으로 작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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