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제조 2025'는 제조 강국을 위한 전략적 행동 강령입니다. 2015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리커창 전 총리가 제안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중국 제조업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30년(3단계) 전략의 첫 단계입니다.
개혁 개방 이래 중국 제조업은 지속적으로 빠르게 발전해 산업 체계를 구축했으나, 세계 선진 수준과 비교할 때 크기만 크지, 자주적 혁신 능력, 자원 이용 효율성, 정보화 정도, 품질 효율성 등 질적으로 뚜렷한 격차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추진을 결정했습니다.
'중국 제조 2025'의 제안은 세계 경제 발전 추세와 중국 제조업 발전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중국 현대화 목표 중 하나인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의 내재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강령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소강사회는 중국이 추구하는 이상 사회입니다. 의식주 걱정하지 않는 물질적으로 안락한 사회, 비교적 잘사는 중산층 사회를 의미합니다. '샤오캉 사회'라고도 합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첨단기술 분야에 산업별 육성 목표와 지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연구개발(R&D) 및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이를 강력하게 밀어붙인 결과 10년 만에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 전기차, 전기차용 배터리, 드론, 고속철도, 신소재, 5세대(5G) 통신, 태양광, 전력 설비 등에서 세계 1위 기업들을 배출했습니다.
‘중국제조 2025’는 국가 주도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집약적 투자로 첨단분야에서 산업 경쟁력을 크게 높였으나, 공급 과잉, 기술 자립 미흡,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교역국과 무역 갈등을 심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한 관세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고 보호무역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중국제조 2025’의 성공을 단순히 위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신성장 산업에서의 협력 기회와 수요 확대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중간재 수출 감소와 기술 유출 등 위협에 대비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견제로 기술이전이나 소프트웨어, 장비, 중간재 수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 지방정부의 공무원이나 기업인의 한국 방문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선진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는 우리는 무역과 기술을 담당하고, 중국은 자금과 중국 내수시장을 책임지는 구조는 좋아 보입니다.

다만 중국이 핵심 부품·재료의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이 파격적으로 줄어든 것은 우리에게 위협적입니다. 또한 중국기업들이 해외 선진 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함에 따라, 한국의 전략산업과 기술, 인력 보호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합니다.
중국의 특정 산업에 대한 과잉·중복 투자가 세계적 과잉생산과 가격 폭락을 유발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국이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거나, 현지 기업에 대한 부당 지원을 강화할 경우, 새로운 통상 분쟁과 경영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제조 2025’의 두 번째 목표는 다수의 분야에서 세계 중위권 진입과 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에 세계 1위 제조업 국가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국은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국은 제조 강국으로 불리지만 우리가 정치적으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우리를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합니다. 우리의 치명적 위기는 반중(反中) 정서가 강하고 중국의 약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대비책도 없다는 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 장보고글로벌재단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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