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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보고서 "韓, 재생에너지 조달 가장 어려운 시장"

입력 2025-07-03 06:01  

[한경ESG] 싱크탱크 리포트 - RE100 연례보고서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RE100 캠페인에서 한국은 여전히 재생에너지 조달이 가장 어려운 시장으로 평가됐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위한 클라이밋 그룹의 이니셔티브다. 지난 5월말 발간한 ‘RE100 연례보고서 2024’에 따르면 전 세계 RE100 회원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평균 53%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한국 내 사용 비중은 여전히 12% 수준에 그쳤다. 특히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한 직접 조달은 1%에 불과해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진다.

중국(59%), 베트남(58%), 인도(39%), 일본(36%) 등 아시아 주요국은 지난 1년간 RE100 회원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크게 늘렸다. 현재 중국 내 RE100 회원사는 270개 사이며, 보고된 전력 사용량은 77TWh에 이른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의 경우 재생에너지가 2024년 GDP의 10%에 해당하는 약 1조9000억 달러(약 2600조 원)의 경제가치를 창출했다고 전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환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한국은 높은 전력망 사용료, 복잡한 인허가 절차, 불투명한 시장구조 등 구조적 장벽으로 인해 회원사 40%가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RE100 측은 “한국은 RE100 회원사에 가장 도전적인 시장”이라며 “정부 차원의 규제 체계 개편과 PPA 시장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RE100 가입 기업 가장 빠르게 늘어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 세계 RE100 회원사는 442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405곳이 올해 RE100 보고에 참여했다. 2023년 기준 RE100 가입 기업의 전력 사용량은 545TWh로 독일 전력 소비량보다 많으며,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의 약 2%를 차지한다. 이 기업들이 보고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53%(2023년 50% 대비 증가), 검증된 비율은 42%로 나타났다.

유럽은 명실상부 재생에너지 리더로 발돋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83%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은 ‘탄소감축 입법안(Fit for 55)’ 목표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으로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을 촉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이 몰려 있는 아시아 지역에 주목했다. 아시아 지역은 RE100 가입 기업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신규 가입 상위 10개 기업 중 9곳이 아시아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아시아에서 특히 주목한 국가는 중국, 인도, 한국 등이다. 중국은 재생에너지가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0%(1.9조 달러)를 차지한다. 보고된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59%에 달한다. 인도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은 39%이며, 중앙정부 중심으로 PPA 및 공급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주택용 태양광 지붕 설치 프로그램 개발도 장려했다.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방식은 PPA, 공급업체 계약, 자가발전이 많았다. PPA를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은 절대량으로는 증가 추세지만, 전체 재생에너지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연속 감소했다. 원인은 RE100의 아시아 시장 확대다. 특히 PPA 제약이 많은 일본·한국·동남아 국가에서 PPA 방식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회원사의 아시아 시장 내 재생에너지 비중은 증가했다.

아시아 시장 내 재생에너지 조달 증가는 주로 공급업체와의 계약(contract with supplier) 형태가 많았다. 아시아 지역 재생에너지 구매량은 전년 대비 10TWh 증가했는데, 대부분 공급업체 계약을 통해 조달된 것이다.

자가발전량도 급증했다. 회원사의 자가발전량이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해 5TWh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이 직접 설비를 투자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움직임이 늘어났음을 시사한다.

RE100은 2025년부터 신규 설비 지원 유도 목적으로 ‘설비 연령 15년 이내’ 조건을 도입했다. 2024년 기준 전체 재생에너지 구매량 중 63%가 15년 이하 신규 설비에서 생산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향후 신규 설비와 PPA 체결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조달 전략이 변화할 것으로 보았다.





평균 RE100 달성 연도는 2035년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서비스업, 소재, 유통, 식음료 분야에서 RE100 참여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조달 비중이 가장 큰 5대 기업은 미국과 유럽 기업이 많았다. 월마트, 티모바일, 타겟, 네슬레, 애플 순이었다.

전체 기업의 평균 RE100 목표 연도는 2035년으로 나타났다. 신규 회원사는 기존 회원사보다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의 확대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2023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을 반영하면 향후 5년간 역대 가장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조달 방식도 다양화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PPA, 자가발전, 프로젝트 기반 계약 등으로 재생에너지 조달이 다변화되고 있다.

RE100은 최근 석탄 혼소(co-firing)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석탄 사용을 더 연장하는 방식이라는 비판 때문이다. 2027년부터는 석탄 혼소 전력을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RE100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3배 확대하겠다는 글로벌 목표를 지지하며 관련 정책 제안을 진행 중이다. 한국도 제28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130개국 이상과 함께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3배 확대라는 글로벌 공동 선언에 참여한 바 있다.

한국, 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 속도 낼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18.8%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2023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재생에너지 목표치에 해당한다.

한국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전면 개편해 증가하는 민간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 2월 국회는 ‘해상풍력발전 특별법’과 ‘국가 송전망 확충 특별법’을 통과시키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E100 측은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정부와는 긴밀한 협력을 통해 PPA 제도 개선 및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PPA 절차 간소화·가이드라인 마련 필요”

[인터뷰] 올리 윌슨 클라이밋 그룹 RE100 총괄

- 보고서에서 한국은 PPA보다 REC와 녹색요금제 사용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59%), 베트남(58%), 인도(39%), 일본(36%)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는 RE100 회원사의 재생에너지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9%에서 12%로 소폭 증가했으나, PPA 비중은 1%에 불과하다. PPA 제도가 잘 마련된 국가는 기업들이 새로운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REC와 녹색요금제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시작하는 데 유용하지만, 초기 단계에서 보다 영향력 있는 단계인 PPA로 전환하는 데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한국 내 RE100 회원사 중 40%가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시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 차원의 규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 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에서 PPA 활성화를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현재로서는 기업 입장에서 불투명한 망 사용료와 부대 비용 구조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PPA 체결을 위한 협상 절차 간소화와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 PPA 확대 외 어떤 정책적·시장적 개혁이 필요한가.
“우선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상향 반영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RE100 기업 수요를 충족하려면 2030년까지 최소 33% 이상의 목표가 필요하다. 아울러, 현재 재생에너지 입지 선정과 인허가 규정은 기존 전통 에너지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재생에너지 입지 및 인허가 규제를 전통 에너지 중심에서 재생에너지 친화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 투자 확대도 병행되어야 한다.”

- 새 정부는 RE100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공약은 한국에서 RE100 회원사들이 직면한 주요 장벽을 해결하는 데 긍정적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 내 RE100 참여 기업은 180여 곳이며, 이 중 30여 개가 한국 본사를 둔 기업이다. 이들이 사용하는 전력은 한국 전체 연간 전력 소비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기업들은 한국 내 재생에너지 시장에 투자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신속한 정책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 정부가 초기에 재생에너지에 집중한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 석탄발전 보조금 폐지가 재생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가.
“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은 단계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 RE100 회원사의 재생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고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새 정부의 석탄발전 축소 공약은 긍정적이며, 보다 높은 재생에너지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 RE100은 2027년부터 석탄 혼소 발전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석탄 혼소는 바이오매스와 석탄을 함께 연소하면서 석탄 사용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 아시아, 특히 한국 내 기업의 참여 수준과 관심은 어떤가.
“RE100은 재생에너지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자연스럽게 최우선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신규 가입 기업의 75%가 아시아 본사 기업이며, 한국 회원사도 증가하는 추세다. RE100은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환영 서신과 정책 제안을 전달했으며, 앞으로 정부와 협력해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 및 PPA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 RE100이 발간하는 주요 간행물과 주제는 무엇인가.
“RE100은 다양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국 PPA 시장 개선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또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3배 확대 목표 달성을 글로벌 목표로 지지하며 정책 제안 활동도 진행 중이다. 에너지 시스템은 복잡하지만, RE100은 간단명료한 정책개혁을 통해 에너지 안보, 국제경쟁력, 녹색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현화 한경ESG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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