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통’인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발상을 전환했다. 이 행장은 취임 후 10년 이상 장기 고객까지 우수 고객으로 재정의하고 이른바 ‘단골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행장의 특별 지시에 따라 새로 VIP 혜택을 받은 하나은행 고객만 470만 명에 달한다. 은행권에서 보기 드문 이 행장의 시도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 행장이 취임한 뒤 지난 2월 새로 생긴 ‘하나더퍼스트’ 프로그램 효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하나은행은 거래액에 따라 하나 VIP, VIP, 하나 패밀리, 패밀리로 구분해 고객을 관리했다. 여기에 10년 이상 장기 고객을 ‘하나더퍼스트’라는 등급으로 새로 지정했다. 거래액과 상관없이 충성 고객을 VIP 고객으로 분류한 것이다.
단골 고객을 위한 전용 혜택도 강화했다. 하나은행은 하나더퍼스트 고객이 영업점에 방문했을 때 직원들이 곧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창구 모니터 알림 체계를 구축했다. 영업점에서 단골손님을 먼저 우대하는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하나더퍼스트 고객 전용 적금 금리 우대 쿠폰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스포츠 경기 초청권과 연말 달력 선물, 하나은행 입점 건물 무료 주차 혜택 등도 마련했다.
이호성표 ‘손님 중심 경영’ 기조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게 하나은행의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조직 개편과 내부 평가 지표도 개선했다. 올해 초 손님관리시스템부를 신설해 체계적인 고객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핵심역량지표(KPI)도 손님 관련 평가 배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실적 중심의 영업 방식을 고객 만족도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거래액에 무관하게 거래 기간만 따져 고객 우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하나은행이 유일하다”며 “장기 거래 고객의 수신 규모가 늘고 이탈률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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