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과 ‘LCD’를 버리고, ‘한국’과 ‘OLED’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술 및 인력 탈취·유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에서 아직 중국과 격차가 있는 고부가가치 시장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국내 투자에 나선 것은 중국과 맞상대하는 첨단산업 생산시설을 해외에 두면 기술 유출 리스크가 큰 만큼 아직 기술 격차가 있을 때 ‘리쇼어링’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올 1분기 9인치 이하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54.5%로, 이미 한국 기업(41.7%)을 앞질렀다. 하지만 기술력으로 따지면 여전히 한국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OLED 패널이 화웨이, 샤오미 등 자국 브랜드와 애플의 저가형 모델에 주로 장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전력과 자발광이 특징인 OLED는 스마트폰, PC, 자동차의 필수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인공지능(AI)은 전력을 덜 소모하는 OLED가 필요해서다. 2028년 시장 규모가 686억달러(약 100조원)로 커지며 디스플레이 시장의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7000억원을 활용해 프리미엄 제품군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으로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에 집중한다.
SK그룹은 조만간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부지에 100메가와트(㎿) 규모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사업 전략을 모색한다. 업계에선 이재용 회장이 지난 13일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한 만큼 대규모 국내 투자를 ‘선물 보따리’로 내놓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국내 투자금액을 작년보다 19% 많은 24조3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산업계에선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당초 투자계획을 발표할 때보다 현대차그룹의 사정이 나빠졌지만 국내 투자 규모는 줄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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