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금융권 수신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921조2937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917조8040억원)보다 3조4897억원 늘었다. 1월 말(906조6098억원)과 비교하면 석 달 새 14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시중은행에서는 자금이 빠지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17일 기준)은 총 938조5633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3042억원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정기예금 잔액이 18조3953억원 늘었는데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찾는 예테크족 자금이 상호금융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호금융권이 연 3%대 고금리 예금 특판을 앞세워 신규 자금을 공격적으로 유치하고 있어서다. 예컨대 충북 영운·용암 새마을금고에서는 연 3.3%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판매 중이다. 공주신협도 연 3.4% 금리를 내걸고 1년 만기 정기예금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내림세가 뚜렷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은행에서 판매 중인 38개 정기예금의 기본금리(1년 만기)는 평균 연 2.26%다. 일부 은행의 1년 만기 예금 기본금리는 연 1%대까지 내려왔다. 이날 기준 수협은행의 ‘Sh 첫만남우대예금’ 기본금리는 연 1.85%, iM뱅크 ‘iM주거래우대예금’과 BNK부산은행 ‘더 특판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연 1.90%로 집계됐다.
‘절세 효과’도 상호금융권으로 돈이 몰리는 배경이다. 상호금융권 예금 상품은 이자소득세(14%) 대신 농어촌특별세(1.4%)만 부담하면 된다는 점에서 절세에 유리하다고 평가받는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지금도 예·적금 특판이 출시되면 금세 완판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금융사 파산 시 보호되는 예금 액수가 커지면 더 높은 금리를 좇아 상호금융권으로 찾아오는 소비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니무브’가 두드러지자 금융당국도 상호금융권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예금 보호 한도 상향에 대비해 유동성·건전성이 취약한 조합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상호금융권 부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 자금이 계속 몰리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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