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특별방역 및 비상대책 기간을 종료했다.
브라질 농림축산부는 18일(현지시간) "히우그란지두술주(州) 몬치네그루 지역 한 가금류 사육 시설 내에서의 HPAI 방역 개시 이후 28일 동안 추가 발생 사례는 없었다"며 "프로토콜에 따라 더는 특이 상황이 없음을 확인하고 관련 비상 조처를 끝낸다"고 밝혔다.
카를루스 파바루 브라질 농림축산부 장관은 농림방역청(Secretaria de Defesa Agropecuaria)에서 세계동물보건기구에 관련 상황을 통보한 사실을 전하며 "이제 우리는 책임감 있게 점진적으로 닭고기 등의 수출 재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브라질 당국도 가금류 수입을 일시 중단한 국가들에게 직접 통지하며 '글로벌 육계 수급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한국 역시 그동안 브라질산 가금육 등 수입을 일부 제한해 왔다. 브라질 당국의 비상사태 종료 선언에 따라 협의를 거친 후 금수 조처 해제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브라질은 닭고기 세계 1위 수출국이다. 또한 닭고기 생산량으로는 세계 2∼3위권(브라질 농림축산부 발표 기준)에 꼽힌다. 하지만 지난달 브라질 몬치네그루 지역 상업용 양계 시설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닭고기 판매를 목적으로 한 브라질 내 닭 사육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첫 사례였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한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보통 순살로 수입됐다. 지코바 치킨, 노랑통닭, 맘스터치 등 일부 프랜차이즈의 순살 메뉴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나 회사 등에 밥을 제공하는 급식 업체들도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전체 닭고기 사용량 80만1600t 중 23%(18만3600t)를 수입에 의존했다. 특히 닭고기 수입량의 86.1%는 브라질산(15만8000t)이 차지했다. 2024년 국내 연간 닭고기 소비량의 19.7%가 브라질산인 셈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에 국내 치킨값이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정부는 닭고기 수급 우려 해소를 위해 브라질 내 고병원성 AI 미발생 지역에 한해서 닭고기를 수입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행정 절차를 밟은 바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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