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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개편 ‘공감대’…중산층 부담 낮춘다

입력 2025-07-01 06:00   수정 2025-07-07 08:08

[커버스토리]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간 정치권에서 팽팽하게 대립했던 상속세 제도 개편 논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에도 상속세 개편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그중 올해 3월 발표된 개정안에는 과세 방식을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전환하고, 직계존비속은 5억 원, 기타 상속인은 2억 원으로 인적공제를 확대하며, 배우자공제는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새 정부는 이 중 일부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지만, 그 외 항목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상속세 제도를 손질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우자공제 확대…최소 10억까지 비과세

우선, 이재명 정부가 추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속세 개정 사항은 배우자공제 확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에도 명시된 바와 같이, 현행 배우자 상속공제액 5억 원을 10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제 확대가 아니라 중산층 이상 가정의 상속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조치다.


기존에도 배우자에게 상속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공제 혜택이 있었으나, 배우자 사망 시점의 부동산 가격이나 금융자산의 가치 상승 등을 감안하면 5억 원이라는 공제 수준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특히 공동으로 재산을 형성한 부부간의 상속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전문가들 대다수도 “이혼 시 재산 분할로 받은 재산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면서, 배우자 사망 후 상속받은 재산에는 상속세가 부과되는 현행 제도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여야 모두 배우자 상속에 대한 세 부담 완화에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이 조항은 새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당, 유산취득세 전환에 신중론

상속세 과세 체계의 구조적 개편도 중요한 이슈다. 상속세는 부과 방식에 따라 ‘유산세’와 ‘유산취득세’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1950년 현행 상속세를 도입한 이후 줄곧 유산세 방식을 고수해 왔다. 유산세는 사망자가 물려주는 총재산을 기준으로 세액을 산출해 이 세액을 상속인들이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총재산을 나눠 받은 뒤 각각의 취득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부과 대상의 재산이 많을수록 세율이 높은 누진 체계다.


과표 기준 1억 원 이하 10%, 1억∼5억 원 20%, 5억∼10억 원 30%, 10억∼30억 원 40%, 30억 원 초과 50% 등이다. 이에 따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세금을 물리면 과세 대상 재산이 작게 쪼개지는 효과가 생기게 되고 최고세율이 낮아져 유산세 방식보다 각각의 상속인이 내야 할 세금이 줄게 된다.

또한 상속인이 많은 다자녀 가구나 재산이 많은 가구의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부 개정안에서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전환이 제안됐으며, 과세 형평성과 상속인별 실질 부담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4개국 중 상속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4개국뿐이며, 대부분은 유산취득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여야 모두 배우자 상속세 완화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유산세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 차가 뚜렷하다. 국민의 힘은 유산취득세 전환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의 대선 공약에서도 유산취득세 전환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없었다. 세제 개편에는 큰 정치적, 행정적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새 정부는 당분간 현행 체계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괄공제 상향해 중산층 보호

아울러 이번 정부에서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은 일괄공제 상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공약에서 일괄공제 금액을 현행 5억 원에서 8억 원으로 상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괄공제는 상속인 수나 가족 구성과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을 공제하는 제도로, 실질적인 ‘비과세 한도선’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상속인 중 배우자가 포함된 경우에는 배우자공제 10억 원(확대 시 기준)과 일괄공제 8억 원을 더해 최대 18억 원까지 비과세가 가능해진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도 최소 8억 원까지는 상속세가 면제된다. 이는 과거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설계된 상속세제가 현재 중산층 가정에까지 적용되는 문제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인적공제 확대 즉,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 등 상속인별로 공제금액을 늘리는 방안은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일괄공제를 중심으로 단순하고 명확한 체계를 유지하려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거 정부 개정안에는 직계존비속 5억 원, 기타 상속인 2억 원 수준의 인적공제 신설 및 상향이 담겨 있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이처럼 새 정부의 상속세 개편 방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행 과세 구조를 큰 틀에서 유지하되, 중산층의 세 부담 완화를 중심으로 한 점진적 보완책들이 우선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상속·증여를 준비 중인 납세자들은 제도 변화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현행 규정하에서 활용 가능한 절세 전략을 선제적으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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