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년 반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 남짓만이다.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도 한국증시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신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이전까지 주목되지 않은 종목군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22일 NH투자증권은 이번주(23~27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850~3070을 제시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 고객 예탁금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65조원에 도달하는 등 증시 주변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여전히 정책 기대감이 증시 상승의 동력이 될 전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오는 2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으로, 이르면 다음달 초 본회의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내수·결제 관련 종목, 증권과 건설 등 유동성 관련 종목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여기에는 국민들에게 1인당 15만~50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주고, ‘지역화폐’를 확대 발행하며, ‘배드뱅크’를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 부담을 덜어줄 예산이 포함됐다.
나정환 연구원은 아직 시장이 주목하지 않은 정책 수혜주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중소·벤처 기업 지원책도 신정부의 정책 중 하나이지만, 아직 코스닥으로 (정책 모멘텀의) 온기가 확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코스닥 바이오업종은 연구·개발(R&D) 투자나 바이오 특화펀드 등의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지 않은 업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금융, 지주사, 원자력, 건설, 조선, 방산 등의 업종에 대한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며 “소외주 중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신정부의 정책 전환 과정에서 모멘텀이 유입될 수 있는 반도체, 인터넷, 제약·바이오, 2차전지 등의 업종에서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증시 차원에서 차익실현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경민 연구원은 “지정학적 이슈와 경제지표 결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위원들의 발언 등이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24~25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강진혁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 압박을 이어가면서 한국의 방산 관련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을 기대했다.
반면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이 중동 전쟁에 개입할 때의 파급력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나토 회원국 수장들의 중동에 대한 입장, 미국의 태도, 이란의 핵 협상 진행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는 지난주 한 주 동안 4.4% 상승해 3021.84로 마감됐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허니문 랠리’가 펼쳐진 지 2주 남짓 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웃돈 건 2021년 12월28일(3020.24) 이후 3년 반만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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