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을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아 다시 힘차게 성장하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새 정부는 총력을 다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민간 기업의 AI 개발과 투자를 집중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을 찾아 “AI 생태계 핵심 자원인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혁신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는 한편 세계적 수준의 AI를 개발하기 위해 민간의 노력을 집중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한 데 대해 “첨단 기술 산업이 지방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일정은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한 뒤 첫 산업현장 방문이다. 이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강조해온 ‘AI 3대 강국’ 공약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을 찾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SK그룹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7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103㎿ 규모)를 2029년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1GW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확장(총 70조원 소요)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출범식 전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지금은 시중 말로 깔딱고개를 넘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며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여기서 되돌아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이) 정말 뛰어난 능력으로 우리 대한민국 산업·경제를 이끌어주고 계시다”고 기업인들을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 산업화의 성공을 이끌었던 것처럼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시작으로 과감한 세제 혜택, 규제 혁신을 통해서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겠다”며 “AI 대전환의 성공을 이끌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출범식에 참석한 기업인들과 약 1시간 동안 간담회도 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 정책을 짤 때는 현장에 있는 기업인의 목소리를 듣는 게 제일 좋다”며 “필요한 정책에 대해선 자주 대화하자”고 말했다. 기업인들의 발언을 메모하고, 기업인들이 제시한 제언에 답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 서범석 루닛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등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어, 국내 데이터로 학습한 한국형 AI 모델인 ‘소버린(주권) AI’ 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챗GPT가 있으니 소버린 AI 개발이 낭비라는 주장은 ‘베트남에 쌀 많으니 농사짓지 말자’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AI 시장 형성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어떤 제품을) 증명된 것만 쓴다”며 “(정부가) 약간의 위험을 부담해주는 게 돈을 대주는 것보다 더 나을지 모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민관 합동 펀드를 조성해 AI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최 회장이 “혁신 스타트업 펀드 규모는 10조원은 돼야 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모태펀드 형태로 만들면 정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출범식을 마친 뒤 근처에 있는 언양 알프스시장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한 상인이 ‘시장이 너무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호소하자 “전통시장을 위해 추경 예산으로 소비쿠폰 13조원을 쓰게 했으니 앞으로 더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이승우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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