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전세보증금을 실제보다 부풀려 기재한 계약서를 근거로 한 전세대출에 대해 보증공사가 보증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신한은행이 주택도시보증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증채무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
2017년 8월 신한은행은 임차인 A씨에게 2억1000만원의 전세자금 대출을 실행했다. A씨는 임대인 B씨와 보증금 2억6400만원의 전세계약을 체결했고, 이를 근거로 대출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B씨에게 지급된 금액은 대출금 2억1000만원과 A씨 자금 2000만원을 더한 2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계약서에 따른 보증금의 나머지 3400만원은 지급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이후 A씨가 대출을 갚지 않자 2019년 12월 보증공사에 보증 이행을 요구했다. 대출 실행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와 보증업무위탁 협약에 따라 대출채무를 보증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증공사는 “전세보증금이 실제와 다르게 기재된 허위 계약”이라며 보증책임을 거부했다. 대출 당시 보증계약 약관에는 보증의 전액 면책사유로 '특약 주채무자가 사기 또는 허위의 전세계약으로 보증부 대출받은 경우'가 포함돼 있었다.
1심은 계약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체결됐고, A씨가 실제로 주택에 거주한 점 등을 들어 “실제 지급된 2억 3000만 원의 범위에서 진정으로 체결된 유효한 임대차계약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증공사에 대출금 전액인 2억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또한 임대차계약 자체를 허위로 볼 수는 없어 보증공사의 보증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보증공사의 보증 여부와 책임 범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전세보증금은 결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실제 지급액과 기재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허위 계약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게 대법원의 해석이다.
재판부는 “임차인 A씨는 규정상 대출 가능한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대출받기 위해 실제 전세보증금보다 부풀려 기재된 전세계약서를 근거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공사의 보증계약 체결 여부 또는 보증채무 범위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보증금 액수가 부풀려진 이 사건 전세계약은 중요 사항에 대해 허위가 있어 ‘허위의 전세계약’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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