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3일 필리핀 국방부와 7억달러(약 1조원) 규모 국산 경공격기 FA-50PH 12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 공군이 2014년 FA-50 12대를 도입한 이후 각종 훈련과 실전 경험으로 기체 성능과 신뢰성을 확인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 필리핀 국방장관은 지난 3월 석종건 방사청장을 만나 “FA-50은 필리핀 공군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고, 우리는 한국 방산 기술을 깊이 신뢰한다”고 말했다. KAI는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기체를 인도하기로 했다. FA-50은 KAI와 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개발돼, 미국 F-16의 약 80%에 준하는 성능을 가진 합리적인 가격의 전투기로 평가받고 있다. KAI는 FA-50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있고, 단좌형 전투기 버전도 개발 중이다.
KAI는 국산 차세대 전투기인 KF-21의 양산에도 돌입했다. KF-21은 시제 6호기까지 안정적으로 시험비행을 진행 중이며 마하 1.8 최고속도 돌파, 공중급유, 공대공 미티어 미사일 유도발사 등 각종 시험을 성공시키며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우리 공군과 초도 물량 양산 계약을 체결했고, 양산 1호기는 개별 생산된 동체와 날개 등을 결합해 최종 조립 단계에 돌입했다. KF-21은 2026년 하반기부터 납품돼 2028년까지 20대가 공군에 인도돼 노후 기종인 F-4와 F-5를 대체할 계획이다. 국방부와 KAI는 KF-21 추가 양산 계약도 추진 중이다.
한국형 방공 미사일 천궁-Ⅱ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중동 3국에 약 12조원어치나 수출됐다. 천궁보다 높은 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도 개발해 수출을 추진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천궁과 천궁-Ⅱ는 물론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의 다기능 레이다(MFR) 등을 개발·공급에 참여했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사드(THAAD)’로 불리는 L-SAM-Ⅱ의 개발 사업에도 합류하기로 했다.중소기업 협력사들도 발 빠르게 K방산 붐에 올라타고 있다. SNT다이내믹스는 지난달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서 ‘상륙작전용 소형전술차량(LTV) 탑재형 120㎜ 자주박격포체계’와 ‘포열 20㎜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을 선보였다. 이 업체는 2023년 튀르키예 방산업체 BMC에 2억유로(약 3000억원) 규모의 알타이 주력전차(MBT)용 1500마력 자동변속기를 수출했다. 한화에서 독립한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는 최근 체코 브르노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보안기술 박람회(IDET 2025)에 참가해 230㎜급 로켓탄, 신관류, 드론 및 드론탄 등 주요 제품을 소개하며 현지 방산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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