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주성 사장이 취임한 지 1년 만에 키움증권은 다시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2024년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 연이은 금융사고로 휘청였던 조직은 위기관리 강화와 체계 개편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엄주성 사장 취임 직전 해였던 2023년 키움증권은 최대 위기를 겪고 있었다.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대규모 손실 사태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를 연이어 겪는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졌다. 엄 사장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키움증권을 다시 일으켜 세울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엄 사장은 취임 다음 날 바로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였다. 복합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전사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를 팀으로 승격시키고 감사운영본부에 ‘감사기획팀’을 만들어 현업·리스크·감사 부문 3중 통제체계를 구축했다. 동력을 상실했던 초대형 IB 추진에도 나섰다. 키움증권은 올해 다시 초대형IB TF를 가동, 종합금융팀을 꾸렸다. 발행어음 조달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 등 기업금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엄 사장은 1년 동안 리테일 선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키움증권 연결 영업이익은 1조9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4.5% 성장했다. 리테일 시장점유율은 29.6%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15.5% 증가한 527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키움증권 해외주식거래액(약정액)은 245조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올해는 리테일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율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법인을 설립해 자체 브로커리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주식 매매 안정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미국 법인은 자체 설립과 M&A(인수합병) 두 가지 방안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또, 2024년 10월엔 싱가포르 법인의 본인가 취득을 완료했다.
엄 사장은 최근 퇴직연금과 초대형 IB 등 신규 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키움증권은 내년 상반기 퇴직연금사업 개시를 목표로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초대형IB 도약을 위해 지난 1월 단기금융업 TF를 구성했다.
3분기 중 인가 신청 준비에 착수해 운용 비즈니스 확대 및 WM(자산관리) 사업의 지속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지난 4월 이틀 연속 발생한 MTS 주문 체결 지연 사태는 ‘리테일 1위’ 명성에 흠집을 낸 사건이다.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엄 사장 리더십의 지속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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