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을 밟자 GT 2세대의 진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렁찬 엔진·배기음과 함께 차량이 으르렁대는 거친 짐승처럼 서킷 위를 튀어 나갔다. 페달에 살짝만 힘을 줘도 순식간에 속도가 올라갔다. 운전자 반응을 예측하고 속도를 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4.0L V8 바이터보 엔진과 AMG 스피드시프트 MCT 9단 변속기에서 오는 최고 출력 476마력의 힘은 핸들을 잡은 두 손에 그대로 느껴졌다. 이 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295㎞,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3.9초에 불과하다. 최대 토크는 1세대 최고 모델인 ‘GT R’과 동일한 71.4kgf·m다. GT 2세대 엔진은 엔지니어 한 명이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원맨 원엔진’ 형식으로 제작됐다.
코너를 돌 때는 옆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차가 바닥에 붙은 것처럼 민첩하게 곡선을 주행했다. 좌우 쏠림 현상을 줄여주는 기술인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이 서스펜션에 적용된 덕이다. 최대 조향각 2.5도를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도 앞뒤 네 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돌도록 해 더 탄력적인 조향을 도왔다.
여러 주행 모드는 운전에 재미를 줬다. 차량에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레이스’ 등 모드가 적용돼 있다.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자 차량은 가속 페달을 밟은 운전자 발에 더 민첩하게 반응하며 달렸다. 가격은 2억560만원이다. 10대 한정으로 선보이는 ‘론치 에디션’은 2억3660만원이다.
외관은 벤츠의 대표 스포츠카답게 화려함이 돋보였다. 이번 SL43은 1952년 전설적인 레이싱카인 300SL이 출시된 뒤 나온 7세대 모델이다. 긴 휠 베이스와 보닛에 짧은 오버행, 날렵하게 경사진 전면 유리로 SL 특유의 비율을 유지해 럭셔리 스포츠카의 분위기를 살렸다. 14개의 수직 슬랫은 전설적인 300SL 모델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내부는 세련된 디지털 요소와 아날로그적 감성이 동시에 느껴졌다. 제트기의 터빈 노즐에서 영감을 얻은 송풍구 사이로 12.3인치 운전석 계기반과 11.9인치 센트럴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여기에 헤드레스트와 등받이가 결합된 AMG 시트와 나파 가죽 소재의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 AMG 알루미늄 트림 등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시속 60㎞ 이내에선 15초 만에 지붕을 열거나 닫을 수 있다. 가격은 1억5560만원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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