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24일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이재명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여당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최적임자"이라고 반박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이미 총리 자격을 상실했다"며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민들께서는 이렇게 일방적 총리 후보자 지명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 한번 이 부분을 재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그간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신상 관련 의혹·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이를 검증하기 위한 청문회 자료 제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파상공세를 펴왔다.
송 원내대표는 "이번 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맹탕 청문회'를 만들기 위한 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의 노골적인 '백태클'로 얼룩졌다"며 "증인도 없고, 참고인도 없고, 자료 제출도 없는 헌정사상 초유의 '깜깜이 청문회', '묻지마 청문회'가 열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처럼 1000건이 넘는 무리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도 않았다"면서 "최소한의 검증에 필요한 97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을 뿐인데 김 후보자가 제출한 것은 오직 7건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보 검증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 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김 후보자를 결사옹위하기에 급급한 민주당은 이마저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렇게 노골적으로 청문회에 불성실하게 임하면서 국회를 우습게 아는 인사청문 대상자는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국회를 패싱하면서 친여 성향 유튜브에 나가서 '개딸' 지지층 결집에만 치중하는 사람이 총리가 된다면, 여야 협치와 국민 통합은 단연코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후보자는 새로운 헌정사를 쓰고 있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이후 최초의 검찰 피의자 총리 후보, 최초의 '증인 제로' 청문회 당사자"라고 지적한 뒤 "민주당은 청문 일정을 정할 때도, 증인 명단 협상을 할 때도 모두 '표결로 하자'며 입법 독재의 전형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비상한 리더십으로 내각을 지휘하고 나라 안팎의 복합 위기를 돌파할 추진력 있는 국무총리가 필요하다"며 "오늘과 내일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통해 김민석 후보자가 국민 여러분께 확실한 신뢰를 드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검찰에 미리 경고한다"며 "수사를 핑계로 총리 인사에 개입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이는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이 김 후보자의 재산 관련 의혹을 고발한 지 하루 만에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이 배당된 것을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 개시를 선언하며 이례적으로 "청문회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아쉬운 점들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아홉 차례 실시됐지만, 이번 청문회와 같이 증인과 참고인 채택이 없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언급했다.
배 의원도 "청문회는 묻고 듣는 회의인데 김 후보자는 묻지마 청문회를 만들었다"며 "국민의힘은 가족과 (김 후보자의) 전 부인을 빼고 수상한 금전 관계가 있는 딱 5명만 증인으로 요청했는데, 민주당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자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이 반발했다. 김 의원은 "(여야가 18일) 양측이 애초에 위원들로부터 받은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서로 교환했고, 야당 측이 요청한 자료, 증인, 참고인 명단 중에 5명 가량이 (채택) 가능하다라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한 합의가 진행 중이었다"며 "(그런데) 19일 (야당이) 3명의 증인을 더 요구했고, 마지막 20일에는 그동안 논의되던 증인 중 4명을 갈아엎고 3명을 추가해 달라는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 3명에 대한 요구는 (제가)들은 바가 없다는 점을 위원장에게 분명히 했고 그래서 그날 5시에 다시 한번 만나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결렬이 최종적으로 된 것"이라며 "그 부분이 마치 여당의 책임인 양 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동의한다"고 반박했다.
여야가 격돌한 가운데, 김 후보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청문회에 성실히 임할 준비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 정부가 어떤 방향과 속도로 일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오늘 위원님들께서 주시는 모든 질의에 성실히 답변드리면서 제 정책적 비전과 구상도 함께 점검받는 시간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의 고군분투만으로 정부가 운영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속히 정부가 제자리를 찾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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