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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KR 내쫓고 경영권 사수"…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소 TACE 경영권 분쟁

입력 2025-06-27 14:03   수정 2025-06-30 09:53

이 기사는 06월 27일 14:0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소인 태안안면클린에너지(TACE)를 두고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TACE의 개인 주주들과 사업 자금을 댄 재무적투자자(FI)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국내 PEF 랜턴그린이 맞붙었다. 개인 주주들은 발전소가 정상 가동된 뒤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겠다는 약속을 깨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FI를 내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I들은 정부 인가가 지연되는 틈을 타 개인주주들이 경영권 매각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주주 변경 가로막힌 TACE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ACE의 지분을 각각 45%씩 보유 중인 이재호 씨와 김상권 씨, 지분 10%를 보유한 황태훈 씨는 최근 하나증권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 KKR과 랜턴그린이 보유한 1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및 전환사채를 비롯해 296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개인주주들은 리파이낸싱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KKR과 랜턴그린의 투자금을 돌려주고, TACE의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초 이 씨 등 개인주주들은 TACE의 경영권을 KKR과 랜턴그린에 넘기기로 했었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의 폐염전과 폐목장 부지 615만㎡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TACE 사업은 수천억원의 개발 자금 투입이 필요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개인주주들은 2021년 10월 KKR과 랜턴그린에 지분 100%를 100억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후순위채권과 전환사채로 1900억원을 투자받았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전기사업의 최대주주 변경은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발전소가 상업 가동되기 전에는 최대주주 변경 자체가 불가능하다. 개인주주와 KKR, 랜턴그린이 주식매매계약을 맺긴 했지만 실질적인 거래 이행 및 최대주주 변경 시점은 발전소가 가동되고, 전기위 승인을 받은 이후로 미룬 배경이다.

문제는 TACE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며 벌어졌다. 랜턴그린의 운용사인 랜턴에이앤아이의 전 대표인 이승훈 씨는 TACE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씨는 TACE 사업을 통해 운용사가 번 돈을 빼돌려 인터넷 방송 아이템과 수입차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 이 씨는 구속 수사를 받다가 현재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횡령 사건은 최대주주 변경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TACE가 2023년 9월 상업 운전을 개시해 최대주주 변경이 가능해졌지만 산자부 전기위는 KKR과 랜턴그린에 주식 취득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 씨의 사법리스크가 직접적인 이유였다. KKR과 랜턴그린은 지난해 말 전환사채를 전환해 보통주를 취득하기 위해 주식 취득 인가 재신청을 했으나 KKR은 인가를 받은 반면 랜턴그린은 받지 못했다.

TACE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횡령 사건에 이어 최대주주 변경도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회사 운영 실적이 당초 계획에 못미치는 상황"이라며 "상업 운전을 개시한 지 22개월이 지났지만 시스템총합효율이 기준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주주들 "주식 못 넘긴다" 배짱
KKR과 랜턴그린은 주식 취득이 지연되면서 TACE의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개인 주주들은 이런 상황을 앞세워 지난해부터 KKR, 랜턴그린과 맺은 주식매매계약도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KKR과 랜턴그린이 주식 취득 인가를 받지 못해 실질적인 계약 이행이 지연됐기 때문에 계약 해제 사유가 발생했다는 게 개인 주주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양측이 맺은 주식매매계약에 언제까지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마지노선은 없다. FI들은 개인 주주들이 TACE의 상업 운전 개시 이후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자 계약을 파기하기 위해 억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 주주들이 FI를 내쫓기 위해 하나증권을 통해 추진하는 리파이낸싱 및 사채 상환 역시 실질적으로 이뤄지긴 쉽지 않다. KKR과 랜턴그린은 개인 주주들과 채권자 계약을 맺으면서 TACE의 주요 의사 결정에 대한 사전 서면 동의권을 받았다. FI의 동의 없이는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채권을 조기 상환할 수 없다. 개인 주주들과 FI 사이에 주식매매계약이 유효한 상황인 만큼 이번 리파이낸싱에 지분 거래가 직간접적으로 포함되면 이중매매 우려도 있다.

FI는 공문 등을 통해 하나증권에 이런 상황을 전달했지만 하나증권은 이와 무관하게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증권에선 인프라대체금융본부가 이번 리파이낸싱을 주도하고 있다. 우선정 하나증권 인프라대체금융본부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리파이낸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개인 주주 김상권 씨는 "FI와의 주식매매계약은 해제 사유가 발생했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며 "리파이낸싱 추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FI가 가진 동의권과 무관하게 채권 조기 상환은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 주주에 맞서 공동 대응하던 KKR과 랜턴그린 사이에도 최근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KKR은 지난해 말 주식 취득 인가를 받은 반면 랜턴그린은 펀드 운용사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여전히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랜턴그린이 주식 취득 인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KKR 입장에선 해당 펀드의 운용사가 제3자로 교체되는 편이 낫다. 랜턴그린은 문제가 된 운용사의 전 대표인 이 씨 측과의 관계를 완전히 절연하고 주식 취득 인가에 재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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