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특화 정책을 내놓으며 총력전에 나섰다. 지자체의 현금성 출산 장려 사업이 실질적인 출산율 상승 효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에 맞춤형 돌봄 서비스부터 주거 환경 개선 및 일자리 창출까지 사회 인프라와 관련 서비스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

25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대전시는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5.6건)이 17개 시·도 중 1위를 기록했다. 대전은 결혼장려금과 함께 청년주택 신혼부부 우선 분양, 민간사업 청년주택 의무 공급 확대,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등 연계성 있는 정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다. 대전은 민선 8기 들어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머크사와 SK온, LIG넥스원, 코리아휠 등 국내·외 기업 63곳과 1조6093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3월 기준 바이오, 양자, 로봇 등 첨단전략사업 분야 상장 기업은 65개로 6대 광역시 중 인천과 부산에 이어 3위다.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을 지역에 정착시키고,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충청남도도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내년까지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5000가구를 공급한다.
경상북도는 경제적 지원 외에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도는 육아시간·모성보호 시간을 사용하는 동료의 업무를 대신하는 공무원에게 업무 대행 수당을 준다. 충청남도는 0~2세 자녀를 둔 도청 및 소속 공공기관 직원에게 ‘주 1일 재택근무 의무화’로 사실상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난임 시술 부부 동행 특별휴가’를 도입했다. 배우자가 난임 치료 시술을 받을 때 남성 공무원이 동행할 수 있도록 동행 휴가를 주는 제도다.
울산시 울주군은 지역 최초로 임산부 100명을 대상으로 가사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임산부 가정에 최대 6개월 매주 한 차례 3시간씩 청소와 세탁, 정리 정돈, 취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충청북도는 올해 전국 최초로 ‘다태아 출산 가정 조제분유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쌍둥이 이상 다태아 출산 가정에 최대 1년간 분유 구입비(영아 1명당 월 10만원)를 지원한다. 관공서뿐 아니라 은행·병원 등 민간 다중이용시설에 임산부 전용 창구를 설치하고, 다자녀카드 발급을 추진한다.
충북 청주시는 보육 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이웃 간 자녀 돌봄 품앗이를 지원하는 공동육아나눔터 5곳을 운영했는데 최근 3년간 3만8000여 명이 이용했다. 시는 올해 공동육아나눔터와 초등생 방과 후 돌봄을 지원하는 다함께돌봄센터를 총 1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동완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현금성 출산 장려 정책은 지자체의 재정 부담에 비해 효과가 미흡하다는 사실이 각종 연구에서 나타난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돌봄 서비스와 주거 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인프라 및 서비스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임호범·강태우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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