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안에 인공지능(AI)을 전사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직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7일 직원들에게 띄운 편지에서 밝힌 말이다.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는 한 해 수백억달러를 AI에 투자해왔다. 재시 CEO의 말대로 AI는 “비교적 시작 단계”지만 고용에 벌써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소위 ‘에이전트 AI’ 개발에 뛰어들었는데, 이는 인간의 작업을 즉시, 무한정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저렴하게 대신할 수 있는 AI를 뜻한다.
특히 심각한 것은 신입 채용 감소세다. AI가 주로 신입사원이 맡는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작업을 대체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빅테크는 2024년 신입 채용을 전년 대비 25% 줄였다. AI ‘클로드4’ 개발사인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가 초급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앨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최근 1년간 미국의 대학 졸업생 실업률은 경기 둔화와 맞물리면서 6.6%로 치솟았다. 전체 실업률인 4.2%를 크게 웃돌고, 팬데믹 때를 빼면 최근 10년 동안 가장 높다. 이렇게 학교를 나온 청년들이 수년간 실업 상태에 머무르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자동화와 AI가 많은 신입 업무를 대체하는 만큼 교육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딩, 사이버 보안, 금융 지식과 같은 실용 기술을 핵심 커리큘럼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단독 보도(6월 21일자)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주 4.5일 근무제 확산과 근로시간제 전면 개편에 착수하겠다고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했다. 연평균 노동시간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17시간 이하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퇴근 후 카톡 금지법’으로 알려진 ‘연결되지 않을 권리’도 입법화한다고 한다. 교육 개혁도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평등 정책에 치우치고 있다. 경제성장률과 1인당 국민소득 모두 미국의 3분의 1 수준인 한국이 ‘AI 시대에 대처하는 자세’는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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