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광역시 군(軍)·민간 공항 통합 이전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실 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라고 25일 지시했다. 공항 이전에 힘을 실어주면서 정부 주도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집행력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경기도·성남시에서 행정 경험을 쌓은 이 대통령이 집단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에 대해 직접 조율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제주항공 참사 진상 규명을 해달라”는 등 일반 시민의 요구도 들었다.
군 공항을 무안군으로 옮기려는 광주시와 전투기 소음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무안군이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무안군은 소음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민간 공항은 이전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 등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좋겠다”며 토론을 이끌었다. 이날 타운홀미팅 행사는 이 대통령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전에 반대하는 김 군수는 “김 지사와 강 시장이 (군 공항 통합이 아닌) 민간 공항만 이전시키기로 한 2018년 합의가 파기됐다고 주장한다”며 “신뢰의 문제”라고 했다. 강 시장이 “광주에서 1조원을 무안군에 지원하겠다”고 하자 김 군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무안군이 광주 이전 부지 사업자로 참여하면 무안군도 개발이익을 얻게 되지 않느냐”며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관하겠다”며 광주시, 전라남도, 무안군과 기획재정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대통령실에 꾸리라고 그 자리에서 지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2019년 경기지사 시절 추진한 계곡 불법 설치물 철거 사업과 비슷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시 철거에 반발하는 계곡 상인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고, 이는 이 대통령의 행정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각인됐다.
이 대통령은 지방 균형 발전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의 온갖 문제는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돼 발생한 것”이라며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 똑같이가 아니라 지방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전남 고흥군 소록도병원을 찾았다. 대선 당시 김혜경 여사가 소록도를 방문해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고 했고 이 약속을 지킨 것이다.
한재영/김형규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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