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산업부의 통상 기능 분리를 유력한 조직 개편 과제로 올려놓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국정기획위 주요 관계자는 “국정기획위가 산업부 통상 기능의 재편을 주요 조직 개편 과제로 올려놓고 논의 중”이라며 “개편안이 곧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산업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국정기획위 보고 자리에서도 대미 협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통상 기능의 재편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에 참석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5년간의 국정 과제와 중장기 과제가 보고되는 자리였으나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통상 기능의 분리 등 개편 가능성도 거론됐다”고 전했다. 이날 보고는 오후 5시에 시작해 밤 늦게까지 이뤄졌다.
국정기획위는 산업부 통상교섭본부를 폐지하고 외교부 내에 전담 통상국을 신설하는 방식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의 양자·다자 협상 경험과 글로벌 외교 채널을 활용하면 통상 전략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통상조정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산업부와 외교부를 비롯해 주요 국제기구의 통상 관련 논의에 참여하는 기획재정부까지 유관 부처의 통상 기능을 한데 모아 컨트롤타워를 강화하는 구상이다.
미국의 USTR 모델은 최근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통상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특정 부처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일관된 통상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거론된다. 대통령실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그간 외교부가 통상 기능 이관을 주장해온 만큼 반복되는 얘기라 크게 개의치 않았는데,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부와 외교부는 과거 통상 기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권 교체 때마다 충돌해왔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기존 외무부에 통상 기능을 통합한 외교통상부가 신설되면서 산업자원부(산업부 전신)의 통상 교섭권이 이관됐고,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외교통상부가 외교부로 다시 분리된 뒤로는 줄곧 산업부가 통상 기능을 갖고 있다.
외교부는 외교와 통상의 분리가 비효율적이라며 통상 기능의 재이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미 협상 과정에서 외교부의 역량과 인맥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산업정책과 통상 협상은 긴밀하게 맞물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산업정책에 입각한 ‘경제안보형 통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항변했다.
산업부는 전날 국정기획위 보고에도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 대응과 첨단 전략물자 수출 통제 강화, 제3국 경유 우회수출 차단 등을 중장기 과제로 제시했는데, 산업정책과 통상 간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통상 조직 개편안을 국정기획위 산하 정부 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은/배성수/김리안 기자 hazzy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