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부모는 평생 일군 재산을 물려주면서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미리 준비한다면 오랜 시간 다툴 일은 없을 겁니다.”권양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사진)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보다 못한 가족이 되는 불행을 겪기 전에 미리 적극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로펌행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사 전문 법관 출신인 권 변호사는 올해 3월 법복을 벗고 세종에 가사상속팀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2008년 처음 가사재판을 맡은 뒤 2012년부터 8년간 서울가정법원에서 일했다. 2024년부터는 수원가정법원 안양지원장으로 근무했다.
권 변호사는 판사 시절 가사 사건이 당사자의 ‘미래’를 고민하는 재판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민사나 형사 재판은 대부분 과거의 일을 다루고 결론도 인용·기각, 유죄·무죄 등으로 제한된다”며 “반면 가사재판은 이혼 당사자에게 부부 상담을 명령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의 골이 깊었던 부부를 우울증이 심한 자녀와 함께 상담해 재결합하도록 도운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그는 가족 간 재산분할 과정이 대규모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하는 일도 있다고 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권 변호사는 “분할 대상 재산이 회사 주식일 때는 소수 주주인 당사자가 회계장부 열람·등사나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때로는 횡령이나 업무상 배임 등 형사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인들이 누구도 과반 주식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지분이 가장 적은 상속인이 결정권을 쥐고 대표이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재산이 복잡한 상속 분쟁은 1심 재판에만 6~7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일찍부터 상속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효도계약서나 조건부 증여 등 효과적인 방법이 여럿 있고, 의사 능력을 잃었을 때 누가 나를 대신해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