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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행복의 모습

입력 2025-06-26 17:21   수정 2025-06-27 00:06

어느 날, 아들이 필자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들려줬다. 친구들과 부모님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아들은 아버지가 정치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친구들은 아버지가 어느 정당 소속인지 물었고(요즘 아이들은 참 아는 게 많다), 아들은 개혁신당이라 답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그런 정당이 어디 있냐, 거짓말 마라”고 했다고 한다. 아들은 억울함에 가슴을 칠 뻔했지만, 다행히도 개혁신당과 관련된 일을 한 할아버지를 둔 친구가 있어 거짓말쟁이로 몰릴 위기를 넘겼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개인의 기본권과 존엄이 가장 잘 보장되는 정치 체제는 민주주의라는 데 보편적인 합의가 있다. 생산수단이 발전하고 사회가 고도화돼 생존뿐 아니라 행복과 존엄도 인류의 필수 불가결한 가치가 됐고, 이에 따라 개인의 가치관과 생각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개인들 속에서 사회적 규칙과 체계를 유지하려면 대표성을 전제로 한 합의를 도출해 국민의 준수를 이끌어내는 정치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현대 민주주의에는 ‘대의 민주주의’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있다. 국민은 자신의 뜻을 대신할 대표를 선거를 통해 선출해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게 한다. 선거에서의 자유 경쟁은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들이 합의된 규칙 아래 후보 내지는 정책을 내세워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필자는 늘 의문을 품어왔다. 과연 거대 정당과 소수 정당, 기성 정치인과 신진 정치인 간의 경쟁이 정말 자유롭고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선거뿐일까. 파란만장한 총선을 치르고 제22대 국회의원이 된 뒤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국회법이 정한 여러 권한 중 상당수가 원내 의원 20명 이상을 구성하는 교섭단체에만 주어진다. 흔히 국회를 ‘민의의 정당’이라 하지만, 체감상 민의의 ‘전투장’ 같은 이곳에서 정책과 정무로 표를 주신 국민의 뜻을 대변해 내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계엄과 탄핵, 그리고 정권 교체 같은 정치적 ‘큰 사태’들이 이념적 양극화를 부추긴 지금, 제3정당이 제 몫을 해낸다는 것은 마치 시끄러운 교차로에서 작은 피리를 부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때로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제3지대란 허상이다”라고 단언하는 분들을 만난다. 일견 타당한 말이다. 하지만 필자와 동료들이 지향하는 것은 단지 ‘제3지대’가 아니다. 우리는 “정치의 정상화”, “대의의 정상화”를 추구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양극화된 진영 정치 속에서 양극단이 아닌, 평범히도 일상을 살아가는 ‘조용한 다수(silent many)’의 다양한 가치를 더욱 효능감 있게 대변하는 정당이 되고자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우리들이 추구하는 행복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필자가 추구하는 행복도 여러 가지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노력했던 일이 나름의 결과를 가져올 때 등. 하지만 필자의 삶에 가장 힘이 되는 행복은 아이가 하루 일과를 즐겁게 재잘거려줄 때의 충만함이다. 물론 아이가 자라면 그 시간도 점점 줄어들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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