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코노 수르의 와인 수출량으로 볼 때 4~5위 정도입니다. 2028~2030년도에는 아시아 지역 내 일본을 넘어서 1위로 도약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토마스 도메이코 코노 수르 와이너리 CEO(최고 경영자)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WSA와인아카데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 같이 목표를 밝혔다. 와인을 홍보하기 위해 칠레에서부터 무려 30시간을 날아 방한한 그는 “현재 전 세계 80여개 나라에서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은 가장 성장 동력이 많은 나라”라며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1993년 설립된 코노 수르는 칠레를 넘어 남미 전역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다. 현재 칠레 내 와인 수출량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약 4800만병을 수출했다.
코노 수르는 피노누아에 특화된 독특한 포트폴리오로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칠레 와이너리들은 생산량의 75% 이상을 까베르네 소비뇽에 집중하는 반면 이곳은 생산량의 75% 이상이 피노누아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 코노 수르는 남미 대륙에서 피노누아 생산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메이코는 “우리는 강하고 묵직한 와인보다는 엘레강스하고 밸런스를 갖춘 와인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라며 “피노누아와 화이트 와인으로 시장 내 입지를 넓히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코노 수르는 다른 와이너리와의 차별점으로 지속가능한 경영 방침을 내세운다. 직원들은 포도밭으로 출퇴근할 때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고, 와이너리 주변에 서식하는 새나 곤충 등을 인위적으로 퇴치하지 않는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ISO, CEMARS 등 친환경 생산과 관련된 각종 인증을 받았으며 2021년에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지표로 꼽히는 ‘비콥 인증’(B-Corp)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코노 수르의 와인을 직접 맛볼 기회가 마련됐다. 화이트 2종, 레드 4종 등 총 6가지 제품을 시음했다. △비시클레타 샤르도네 2024 △20배럴 샤르도네 2023 △20배럴 피노누아 2021 △비시클레타 까베르네 소비뇽 2022 △20배럴 까베르네 쇼비뇽 2020 △오씨오 2020 순이었다.
먼저 비씨클레타 샤르도네 2024는 샤르도네 품종을 주로 사용한 화이트 와인으로, 밝은 금빛을 띠며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느껴졌다. 해산물이나 시저 샐러드, 깔라마리 등과 잘 어울린다. 서늘한 바닷바람이 부는 카사블랑카 밸리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20배럴 샤르도네 2023은 화이트 와인 특유의 미네랄리티가 잘 느껴졌다. 코노 수르의 20배럴 시리즈는 1996년 뛰어난 품질의 피노누아를 선별해 20개의 오크통으로만 소량 생산한 한정판 브랜드다.
레드 와인 중 가장 먼저 시음한 20배럴 피노누아 2021은 라즈베리를 연상시키는 산뜻한 과실 향이 인상적이었다. 진한 루비 색을 가진 비시클레타 까베르네 소비뇽 2022는 진한 과실 향 과 강한 타닌감이 어우러졌다. 스모크한 향이 특징인 20배럴 까베르네 쇼비뇽 2020은 부드러운 질감과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시음한 오시오 2020은 연간 1만2000병만 한정 생산되는 와인이다. 은은한 산미와 함께 딸기를 비롯한 붉은 과일 향이 조화롭게 느껴졌다.
코노 수르 와인은 지난 2012년부터 신세계L&B를 통해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현재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비롯해 자사 오프라인 매장인 ‘와인앤모어’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도메이코는 “피노누아하면 프랑스가 많이 알려져 있다”면서도 “칠레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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