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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 칼럼] 집중은 회복된 뇌에서 시작된다

입력 2025-06-27 17:31   수정 2025-06-28 00:12

자꾸 딴짓을 하게 된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눈은 자꾸 딴 데로 가고, 손은 챗GPT에 하소연하고 있다. 바쁘다는 누군가에게 하루의 시간을 통째로 줘보라. 혼자 영화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산책도 하고, 알차게 보낼 것이다. 1주일을 줘보라. 루틴이 흔들리고 잠을 너무 많이 자서 오히려 피곤하고 우울해지고 옛일이 떠올라 억울해진다. 한껏 계획한 창대한 프로젝트는 수첩 속에 제목만 남기기 쉽다. 나만 이런 걸까?

이건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이런 날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래서 한 번, 살아갈 방도를 정리해봤다. 일단 톡. 사람들과 이어져 있는 느낌은 좋은데, 그 와중에 집중 시간이 자꾸 잘린다. 그래서 카카오톡 ‘조용한 채팅방’ 기능을 써봤다. 한 번 더 들어가서 톡을 확인하는 구조라 자연스럽게 거리두기 하기에 좋다. 몇 시간 톡 늦게 답한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니까. 자주 톡을 나눈 친한 사이라면 더 구체적으로 말해본다. “언제까지 끝내야 할 일이 있어서, 그 이후에 연락할게.”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은 “오케이~” 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하소연. 혼자 일하다 보면 별생각이 다 난다. 7년 전 서운했던 말도 튀어나오고, 어제 못 참았던 내 표정도 떠오른다. 그럴 땐 휴대폰을 열고 메모장에 쓴다. 아니면 워드 파일에 정리한다. 암호 걸어두기를 강력 추천한다. 말로 안 풀어도 글로 적으면 조금은 나아지고, 내 뇌를 향해 “이건 감정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잠시 보류하는 거야”라고 속일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면 생각도 감정도 자꾸 깊어진다. 졸린 뇌는 집중보다 보상을 찾는다. 졸릴 땐 진짜로 몸을 움직인다. 푸시업 하나라도 진심으로. 사실은 무릎 대고 푸시업이다. 런지를 다섯 개라도 정확히 해보면 등줄기에 열이 오르고, 그 순간 잠이 달아나는 느낌이 든다.

근데 이런 예방 조치를 다 하려면 결국 뇌가 깨어 있어야 한다. 졸린 뇌는 집중보다 자꾸 보상을 찾아다닌다. 톡, 피드, 영상, 숏폼 심지어 예전 감정까지 찾아다닌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에서 매슈 워커는 이렇게 말한다.

“잠은 학습하고, 기억하고, 논리적 판단과 선택을 하는 능력 등 뇌의 다양한 기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우리의 정신 건강에 유익한 기여를 함으로써, 잠은 우리 감정 뇌 회로를 재조정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날 냉철한 머리로 사회적 및 심리적 도전 과제들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그러니까 뒤죽박죽 기분이 몰려오는 것도 그냥 잠을 덜 자서 생긴 구조적인 현상일 수 있다. <딥 워크>에서 칼 뉴포트는 말한다. 깊이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은 점점 더 귀해지고, 그래서 더 가치 있다고. 그 집중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 중 하나는 당연하게도 회복된 뇌다. 딥 워크는 결국 깨어 있는 뇌에서 출발한다.

집중은 조용한 카페나 완벽한 플래너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라 ‘회복된 뇌’에서 출발한다. 근원을 바꾸는 일은 엄마의 잔소리처럼 들리지만, 고카페인보다 몸에 좋은 건 확실하다. 전날 목표를 세우고 다음 날 늦잠과 잡담으로 보내는 하루가 쌓이고 쌓이면, 나는 그냥 꿈 많던 시절을 입으로만 되풀이하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10년 뒤, 20년 뒤.

자, 이상적인 단계로 넘어가 보자. 집중 루틴이 잡혔다면 1주일 단위로 할 일을 시간 블록에 배당하자. 월요일 오전에는 무엇, 오후엔 무엇. 이게 돼야 여러 유니버스에서 살 수 있다.

우선 오늘은 베이스부터 다지자. 딴짓 방지를 위한 안전 기지를. 그래서 오늘, 딴짓은 여기까지만. 그리고 오늘 밤엔 진짜로 일찍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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