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만큼 한화시스템이 LIG넥스원의 텃밭인 ECS 시장 진출을 선언한 건 ‘24년 분업 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업계에선 방산시장이 호황을 맞은 만큼 연관 분야로 영토 확장에 나서는 방산기업이 잇따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저고도, 중고도, 고고도, 초고고도 등 모든 체계의 ECS 개발을 추진한다. 한화시스템이 레이더·ECS를 수주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사일을 맡으면 한화그룹이 모든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전담하게 된다.
한화는 한국군 무기체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국내 최대 방산그룹이 방공시스템을 한꺼번에 맡아야 효율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물밑 연구’를 해온 만큼 관련 기술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들과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은 대공방어솔루션 업체 미국 노스롭그루먼이 대표적이다. ECS 시장 진출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노스롭그루먼은 통합 방공 시스템, 미사일 요격, 감시·정찰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업계에선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지고 돈벌이가 되자 시장 질서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K방산은 역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산업이 됐다. 우리 군만 쳐다보는 전형적인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증시에서도 방산기업이 주목받자 새로운 성장동력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한화 입장에선 ECS도 직접 해야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점 시장이 경쟁 시장으로 바뀌면 기업이 기술 개발과 원가 절감에 더 많이 신경 쓰는 만큼 전체 방산시장으로 놓고 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김우섭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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