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비행기를 탈 때마다 불안감에 휩싸인다. 현지에서 열리는 주요 전시를 반드시 모두 관람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2년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전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이런 불안감은 극대화된다. 수준 높은 전시 수백 개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지만, 이를 모두 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지난해 비엔날레를 찾았던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도 이런 불안에 시달렸다. 최근 출간된 에세이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에는 그 생생한 경험담이 실려 있다. 독일 국가관 전시를 보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 있다가 관람을 포기한 이유, 충동적으로 찾은 다른 전시에서 맛본 감동과 해방감, 비엔날레의 역사와 ‘관람 꿀팁’까지. 지난 20여 년간 저자가 겪은 체험담 15편이 실려 있다. 작품에 얽힌 일화, 현대미술에 관한 깊이 있는 정보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예술을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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