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원전 부품사 대표는 27일 “올해 초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서 계측제어시스템(MMIS)과 냉각재펌프(RCP), 핵연료 등을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하는 형태로 합의했다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두코바니 원전 입찰에 참여했다가 한수원에 밀린 뒤 자국 법원에 원자로 설계 IP 관련 소송을 제기하며 한수원의 수주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다가 연초 IP 로열티 지급과 일감 분배 등을 약속받고 법적 대응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한 2009년엔 국내에서 MMIS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했다. 한수원은 2006년 원전 3대 핵심부품 개발을 시작해 2010년 MMIS, 2012년 RCP, 2017년 설계핵심코드를 차례대로 국산화했다. 지난해엔 RCP 구동기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웨스팅하우스가 원자로 설계 IP를 인정받고 핵심 부품을 공급하더라도 다른 원전 부품 제조 기술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다른 해외 원전 사업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하더라도 원전 부품 경쟁력이 강한 한국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예상이 많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짜여진 한국 원전 공급망은 미국 인증(ASME)을 보유하고 있다. MMIS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완성품을 공급한다. 우리기술, 수산이앤에스 등은 분산제어시스템을 납품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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