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에서 매년 40대 이상 임직원 수는 늘고 20대는 줄고 있다. 간부 수도 매년 증가세를 보이지만 일반 사원은 감소 중이다. 경영 악화로 글로벌 신규 채용을 크게 못 늘리는 상황에서 본사가 있는 한국에서 경직된 고용 제도로 인해 퇴직자가 늘지 않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임직원이 늙어가면서 조직 활력이 떨어지고 인건비는 급증하는 등 경영상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0대 이상 임직원은 2022년 7만5516명에서 2023년 8만1461명, 2024년 8만5081명으로 늘었다. 2022년 대비 2024년 40대 이상 직원 수 증가율은 12.7%(9565명)에 달한다. 전체 임직원에서 40대 이상의 비중도 2022년 27.9%에서 지난해 32.4%로 4.5%포인트 커졌다.
직급별로도 일반 사원은 2022년 18만2323명에서 2024년 16만4895명으로 9.6% 줄었지만, CL3, CL4 등 간부급은 8만6498명에서 9만6294명으로 11.3% 늘었다. 간부급 비중도 2022년 32%에서 2024년 36.7%로 확대됐다.
간부급이 늘고 있는 건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삼성전자가 '고성장'을 이어가던 시기 뽑았던 직원들이 회사를 나가지 않고 CL3(과장, 차장급) CL4(부장)를 달고 계속 회사에 남아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퇴직률(평균 임직원 수 대비 퇴직 인원 비율)은 하향 추세다. 2022년 12.9%에 달했던 퇴직률은 2024년 10.1%로 줄었다.
직원 구조 고령화는 최근 성장세가 둔화한 삼성전자에 작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조직 효율성과 생산성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일을 한창 해야 할 허리급 인력이 부족하다", "CL4(부장급)가 많고 CL2(사원, 대리), CL3(과장, 차장)가 부족한 기형적인 조직이 늘면서 업무 활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임원 승진을 포기하고 정년까지 다니는 데 만족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도 회사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임원의 수는 2022년 1457명, 2023년 1485명, 2024년 1458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0.55% 수준이다.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 임원 승진 대신 '워라밸'을 택하는 고참 직원이 늘면서 조직 문화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부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임원의 지시를 잘 이행하지 않고 최소한의 업무만 소화하면서 ‘삼무원(삼성+공무원)’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도 '늙어가는 인력 구조'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뚜렷한 해법이 없는 게 문제점으로 꼽힌다. 경제계에선 지속해서 "미국처럼 성과에 따라 채용과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치권은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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