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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고령운전 사고 역대 최고

입력 2025-06-29 18:07   수정 2025-06-30 00:28

지난해 국내 전체 교통사고에서 가해 운전자가 65세 이상 고령층인 비율이 21.6%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가 다음달 1일 발생 1년이 되는 가운데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노력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지난해 4만2369건으로 3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가 20만9654건에서 19만6349건으로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전체 사고 중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 비율은 14.8%에서 21.6%로 상승했다. 사고 건수 및 비율이 2005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고령 운전자 사고의 원인으로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가 지목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어린이가 갑자기 튀어나올 경우 브레이크 반응 속도를 비교했을 때 고령자가 비고령자보다 약 두 배 긴 2.28초를 기록했다. 시야각 또한 젊은 운전자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청역 사고를 계기로 조건부 운전면허제,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정책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실제 효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야간 및 고속도로 운전 금지 등을 조건으로 운전을 허용하는 조건부 운전면허제는 여전히 검토 중이고, 면허 반납은 참여가 저조한 편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면허를 반납하면 현금 또는 교통카드를 제공하지만, 서울의 경우 지원액이 연 20만~50만원에 그쳐 반납률이 3%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거나 운전이 생업인 사례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대책인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 역시 더디기만 하다. 이 장치는 차량 앞뒤의 센서와 카메라로 장애물을 인식해 운전자 실수로 가속 페달을 세게 밟아도 급가속을 억제해준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경찰청은 오는 8월에야 고령 운전자 800명을 대상으로 장치 지원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일본은 7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사고 원인의 27.6%가 페달 오조작으로 조사되자 2028년 9월 이후 판매되는 승용차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의 인구 구조가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속도감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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