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추가 내각 인선을 발표하면서 19개 정부 부처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두 곳을 제외한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이 완료됐다.내각 인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인 발탁이다. 이 대통령은 배경훈 LG 인공지능(AI)연구원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했다. 1976년생인 배 후보자는 자타공인 AI 전문가로,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 강화라는 중책을 맡았다. 내각은 아니지만 1977년생 AI 전문가인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을 선임한 것도 파격 인사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발탁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낙점된 것도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인선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문재인·윤석열 정부 등 과거 정부에서는 산업·과학기술을 담당하는 부처 장관에 기업인보다 교수가 중용됐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인 이종호 장관은 현직 서울대 교수였다. 이창양 전 산업부 장관도 KAIST 교수 신분이었다. 중기부 장관에 기용된 이영 전 장관은 기업인 출신 정치인이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업인 출신인 유영민 전 장관이 맡긴 했지만 산업부 장관은 교수 출신인 백운규 한양대 교수, 중기부 장관은 시민사회 운동가 출신 정치인인 홍종학 가천대 명예교수가 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법무부(박상기 연세대 교수) 보건복지부(박능후 경기대 교수) 여성가족부(정현백 성균관대 교수) 공정거래위원회(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에 교수 출신이 대거 중용됐다. 청와대 참모진에도 교수 출신이 포진했다.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장하성 고려대 교수), 사회수석(김수현 세종대 교수), 민정수석(조국 서울대 교수) 등에 기용됐다.
현역 의원이 대거 차출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이재명 정부 국무위원 후보자 가운데 8명이 현역 의원이다. 주로 3선 이상 중진으로, 안정감을 중시했다는 평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미 관세협상 등 현안이 막중한 상황에서 인사를 긴급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당과 대통령실이 하나가 돼 지금까지 호흡해온 분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 장관에 정통 경제관료 출신을 낙점한 건 이전 정부와 비슷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기재부 2차관 출신인 김동연 현 경기지사를 초대 기재부 장관으로 기용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기재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거친 추경호 현 국민의힘 의원을 발탁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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