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7월부터 기존에 출간한 책값을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사례는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쳐 1091종이다. 올해 1월부터 누적으로는 7027종에 달한다.과거 정가 인상 종 수가 2022년 6223종, 2023년 8795종, 2024년 9798종 등 증가 추세인 걸 감안하면 올해도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출판사는 정가를 변경하려면 전달 15일까지 이를 신고·공표해야 한다.
올 들어 독자가 주목하는 한국 작가들의 대표작 가격이 속속 인상됐다. 6월 들어 박상영의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 정가는 1만5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장류진의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은 1만4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랐다. 황석영의 장편소설 <손님>은 7월부터 정가가 1만3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된다.
지난 2~3년간 종이값이 오른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됐다는 게 출판업계의 설명이다. 한 중소 출판사 대표는 “책 뒤표지에 정가가 찍혀 있어 종이값이 올라도 이미 제작한 책이 다 팔리기 전에는 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며 “지난 2~3년간 종이 가격이 50% 이상 오른 게 올해 책값에 영향을 주는 구조”라고 했다.
인터넷 서점들의 무료배송 기준 역시 책값의 주요 변수다. 현재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는 책을 1만5000원 이상 구매해야 무료로 배송해준다. 도서정가제가 허용하는 온라인 할인 10%를 적용한 후 기준 금액을 넘기려면 책값이 1만6700원(10% 할인받으면 1만5030원) 이상이어야 한다.
종이책 가격이 인상되면 전자책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김호연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6월부터 종이책 가격을 인상했고, 7월에는 전자책 가격도 올린다. 나무옆의자 관계자는 “보통 전자책 가격은 종이책의 70% 안팎에서 책정된다”고 했다.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종이책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