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반도체 공장 없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분야에서 한국의 현주소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초고속 저장장치 등 미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한국 팹리스의 존재감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팹리스는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대항마인 신경망처리장치(NPU)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퓨리오사AI는 기존 GPU와 중앙처리장치(CPU)보다 AI 연산 효율이 월등히 높은 NPU를 설계한다. 퓨리오사AI가 작년 8월 공개한 2세대 칩 ‘레니게이드’는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H100 모델 대비 절대 성능이 50% 수준이지만 전력 소모는 25%에 불과하다. 와트(W)당 성능(전성비)이 두 배로, 동일한 전력으로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리벨리온은 AI 추론 특화 NPU를 기반으로 다수 처리장치를 하나로 묶는 ‘칩렛’ 구조로 설계해 매개변수 1000억 개 이상의 초거대 AI를 단일 칩에서 추론(실행)하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GPU 대비 3~4.5배에 달하는 전력 효율성이 강점이다.
국내 유일의 연매출 1조원 이상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분야에서 세계 2위에 올라 있다. 최근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및 전력관리칩(PMIC)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