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기 형성 단계인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전력 반도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갈 겁니다.”곽철호 칩스케이 대표(사진)는 “국내 기업 최초로 650V급 GaN 전력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며 “모바일 충전기부터 전기차, 데이터센터까지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서 23년 경력을 쌓은 곽 대표와 전력 반도체 전문가 차호영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최고기술책임자)가 2017년 공동 창업한 칩스케이는 실리콘을 대체하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GaN을 활용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설계·개발하는 팹리스(설계 전문 반도체 기업)다.
GaN은 갈륨과 질소로 구성된 화합물로, 전자 이동도가 높고 열 전도 특성이 우수해 저전압(900V 이하) 영역에서 전압 변환 속도가 빠르고 효율이 좋다. 900V 이상 고전압 환경에서 강점이 있는 실리콘카바이드(SiC)와 함께 실리콘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꼽힌다. 가전, 5G(5세대) 통신,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 필요 전압이 낮은 분야에선 GaN이, 전력망, 발전소, 초대형 선박, 고속 열차 등에선 SiC가 주로 쓰인다.
칩스케이의 핵심 경쟁력은 고온(150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구조와 소형화·고속화가 가능한 단일칩 설계 역량이다. 곽 대표는 “우리 제품은 80~150도 고온 환경에서 동급 경쟁 제품 대비 우수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칩 면적 축소, 방열 효율 개선 등을 통해 기존 실리콘 기반 대비 전력 효율이 약 20%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G 통신용 RF(무선) 반도체 업체로 출발한 칩스케이는 국내에선 아직 불모지인 전력 반도체, 센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칩스케이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실리콘 위에 GaN을 성장시킨 650V급 ‘GaN on Si’ 전력반도체를 개발해 상용화한 데 이어 올해 GaN과 전력 특성이 비슷해 성능이 더 우수한 고방열기판(QST) 기반 제품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곽 대표는 “GaN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엑스레이 등 의료장비 업체, 플라스마 같은 강력한 전기장을 쓰는 반도체 장비 업체 등과도 제품 공급을 논의 중”이라며 “우주 방사선에 약한 실리콘 기반 우주항공용 소자를 2027년 발사되는 누리호 위성부터 GaN으로 대체하는 연구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안양=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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