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도로 건설’ 호재를 갖춘 지역이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만성 정체 해소로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아지는 데다 기존 지상 도로를 줄이고 상부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지역 단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초(양재~올림픽대로 간 지하도로), 강남 접근성이 크게 좋아지는 노원(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이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다.

두 사업 모두 2029년 상반기 착공하는 게 목표다. 경부간선도로, 반포대로 등 강남권 만성 정체 구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가 주축이 된 경부고속도로 양재~기흥(경기 용인) 구간 지하화와 맞물려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도로 완공 이후 상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교통 흐름 개선이 사업 목적인 만큼 기존 지상 도로를 아예 없애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횡단보도 등이 설치된 일반도로로 전환하기만 해도 자동차 전용도로로 단절된 지역이 연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재동과 반포동 등 일대가 수혜지로 거론된다.
국토부는 ‘양재~고양 지하고속도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2027년 착공이 목표다. 이 사업의 진행 경과에 따라 강변북로 일부 구간(한남대교 북단 서쪽)의 일반도로 전환도 검토될 수 있다. 한남대교 북단 동쪽에서 오는 차량 상당수를 양재~고양 지하고속도로가 흡수하면 기존 강변북로 이동량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이수~과천 복합터널 사업도 조만간 착공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동작구와 경기 과천을 잇는 지하 왕복 4차선과 빗물저류터널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과천대로와 동작대로는 극심한 교통 정체로 악명 높은 곳이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과천 주민의 출퇴근길이 한결 편리해질 전망이다.
새검정구파발터널(종로 부암동~은평 불광동), 평창터널(종로 신영동~성북 성북동) 등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서울에서 서부간선지하도로를 비롯해 신월여의지하도로, 용마터널 등 5개 민자도로 사업은 완료됐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지하철은 호재가 역세권을 중심으로 ‘점’ 단위로 퍼진다면 도로는 선을 따라 더 폭넓게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며 “민자도로 사업은 환승이 가능한 철도에 비해 요금체계가 단순하고 통행량을 예측하기도 편해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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