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건설기계 주가는 2일 15.23% 상승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HD현대건설기계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흡수합병하는 계획을 전날 발표하자 투자자가 몰렸다. HD현대건설기계는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굴착기와 로더 등을 제조하고, HD현대인프라코어도 건설용 중대형 굴착기와 엔진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각각 국내에서 2위와 1위, 세계에선 25위와 21위의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두 회사는 비슷한 사업을 꾸리면서도 HD현대그룹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밑에 각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이원화된 지배구조를 유지해 왔다. 2021년 HD현대가 두산그룹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당시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해 뒤늦게 그룹에 편입하면서다.
4년여 만에 전격 통합을 결정하자 시장에선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통합 점유율 기준 세계 10위권 회사로 재탄생하면서 해외 판매망을 공유하고 공통 비용을 절감하는 등 규모의 경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코오롱그룹도 전날 유가증권 상장사인 코오롱글로벌에 골프·리조트·호텔 전문기업 엠오디(MOD)와 자산관리 전문기업 코오롱LSI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건설 사업 비중이 높은 코오롱글로벌이 개발·시공 중심에서 MOD와 코오롱LSI가 보유한 호텔, 리조트, 골프장 운영사업을 더해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취지다.
재계에선 연초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을 단행한 SK그룹도 추가 합병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그룹은 윤활유 제조사인 SK엔무브 상장을 포기하고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에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연간 1조원 내외 이익을 거두는 SK엔무브를 앞세워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상장을 시도하겠다는 행보다.
이런 기조 속에서 지난해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됐던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합병이 재가동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생존을 위해 경쟁사와 손을 잡는 사례도 있다. 지난 6월 국내 2위 영화관 프랜차이즈인 중앙그룹의 메가박스는 3위 브랜드인 롯데그룹의 롯데시네마와 합병을 결정했다.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사업형 지주회사’의 부활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주 배당 확대 등 거세진 소액주주의 요구에 직면한 지주사들이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회사를 합병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지주사 CJ와 CJ올리브영 간 합병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CJ그룹과 지주사 두산을 통해 전자소재 사업(전자BG), 통합 IT서비스 사업(디지털이노베이션BU) 등 사업 영역을 넓혀온 두산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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