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쇄신할 혁신위원장에 4선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을 2일 내정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적극 찬성했다. 안 의원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민심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원내대표로 선출된 그는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임기 만료로 퇴임함에 따라 이날부터 비대위원장을 겸임한다.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 비판적인 목소리를 꾸준히 낸 안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찬탄파’(탄핵찬성파)다. 탄핵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21대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대선 과정에서 김문수 후보를 누구보다 열심히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 내정 이후 “국민의힘은 악성 종양이 이미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여서 집도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 치유를 믿는 모습”이라며 “건강한 야당의 존재가 자유민주주의에서 가장 필요한데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며 “국민과 다시 호흡하는 정당, 정상 정당의 처방전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의사 출신인 점을 앞세워 대대적인 당 개편에 나서겠다는 점을 부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중수청’ 민심에 가까운 사람들로 혁신위를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안 의원은 중도 민심에서 멀어진 것이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혁신위원 구성을 묻는 질문에 “저는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를 안 가린다”며 “다양하게 중수청을 포괄할 수 있는 분들, 출신이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개혁적인 분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직이 꾸려지면 매주 혁신위 회의를 통해 당 혁신안을 마련하고,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선 백서도 집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개편하는 등 전문가 중심의 ‘유능한 정책 정당’ 프레임을 되찾는 데 무게를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이 탄핵 및 대선 실패 책임을 놓고 특정 세력에 책임을 물을지도 관심거리다. 당 일각에서는 당무감사 등을 통해 강제 후보 단일화 사태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과 소수 야당으로서 화합과 당내 민주주의 회복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소람/정상원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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