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일어난 광주공장 화재에 “금호타이어 실적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 이유다. 실제 그랬다. 광주공장 생산량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데다 다른 공장도 ‘풀 가동’ 중이어서 대체 생산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선택은 광주공장을 재건하는 대신 전남 함평에 새 공장을 짓는 것이었다. 50년 전 세운 낡은 공장을 새단장하느니 함평에 최신식 스마트 팩토리를 지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로 했다.
그러나 이전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광주공장 부지에 대한 광주시의 용도변경 허가가 늦어져서다. 현행법상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땅은 용도변경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공업용지인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용지로 바꾼 뒤 매각해 이전비용 1조2000억원을 충당하려던 금호타이어의 계획은 공중에 붕 떴다.
함평 공장 이전 프로젝트만 놓고 보면 광주공장 화재는 악재가 아니라 호재가 됐다. 광주공장이 문을 닫은 만큼 용도변경이 가능해져서다. 인허가권자인 광주시로서도 함평 이전은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도심 한복판을 차지한 타이어 공장이 사라지면 각종 민원도 없어질 뿐 아니라 광주송정역 일대 개발도 가능해져서다. 함평공장 부지를 광주공장과 19㎞ 떨어진 곳에 마련한 만큼 광주시민 고용도 그대로 유지된다. 지방세는 함평군으로 넘어가지만 연간 100억원 미만에 불과해 광주시로선 큰 타격은 아니다.
광주시가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에 ‘패스트 트랙’ 제도를 적용하기로 한 배경이다. 이렇게 되면 지구단위계획, 환경영향평가, 건축심의 등의 행정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지난 3월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는 인허가 절차가 19개월에서 11개월로 단축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이전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신공장 건설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한국(3개) 중국(3개) 미국(1개) 베트남(1개) 등 4개국에서 8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 생산시설이 없다 보니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고향에 신차용 타이어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 유럽 공장이 들어설 곳은 폴란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값비싼 전기차 타이어와 SUV용 타이어 판매가 급증한 데 힘입어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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